경인통신

인간과 말이 함께 호흡하는 무예 ‘기사’

유네스코 공식 후원 전통 스포츠 경기로 발전…활쏘기·말타기 등 다양한 무예기술 요구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6/08/16 [14:18]

인간과 말이 함께 호흡하는 무예 ‘기사’

유네스코 공식 후원 전통 스포츠 경기로 발전…활쏘기·말타기 등 다양한 무예기술 요구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6/08/16 [14:18]
22 무예마스터십, 기사 종목 사진2.jpg

머리에 놓은 사과를 화살로 정확히 명중한 ‘윌리엄 텔’, 전설적인 활쏘기 명수 의적 ‘로빈후드’, 고구려의 신궁 ‘주몽’. 동·서양을 막론하고 활을 든 영웅은 항상 존재해왔다.
방패와 창, 칼을 든 병사는 엄청난 체력을 요한 반면에 활은 남녀노소 어린아이, 노인을 가리지 않은 무기여서 역사속에서 자주 등장해왔다.
특히 활은 휴대가 간편하고 제작도 쉬울뿐더러 상황에 따라 도주도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일반적인 활쏘기 뿐만 아니라 말을 탄 채 활쏘기를 잘하는 민족이다.
고구려 무용총 같은 곳에 나온 수렵도를 보면 말을 타고 사냥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며 고려와 조선시대 때는 인재등용의 방법이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고서나 벽화에 등장하는 활쏘기를 자세히 보면 말을 탄 채 정확한 활시위를 당기는 모습으로 보아 당시에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한 활쏘기 기술을 보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활쏘기를 2016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에서 ‘기사(騎射, Horseback Archery)’라는 종목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기사(騎射)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아 과녁을 맞히는 무예다.
인간과 동물이 함께 호흡을 맞춰야하는 전통스포츠 종목에는 승마와 폴로 등이 있지만 무예로는 기사가 유일하며 어느 종목보다 말과 사람, 활쏘기와 기마술 등 여러 기술을 요구한다.
특히 고대 삼국시대와 고려·조선시대에도 기사는 개인의 무예가 출중함을 나타내는 척도이며 전투에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국방력의 큰 주축이었다고 전해진다.
현대 사회에서 기사대회는 유네스코가 공식후원하는 대회가 개최될 만큼 세계인이 함께 하는 전통스포츠로 계승돼 발전하고 있다.
이번 무예마스터십에서 기사는 말을 타고 과녁을 맞추는 ‘단사’와 ‘속사’, ‘연속사’, 3인이 1팀을 이룬 토너먼트 경기인 ‘마사희’, 높은 장대 위 공중에 있는 목표물을 맞추는 ‘콰바크’, 2인이 한 조를 이뤄 공을 맞추는 ‘모구’경기로 진행된다.
기사경기는 경기장 관계로 9월 2일부터 5일까지 4일 동안 강원도 속초 영랑호 화랑도 체험단지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찬식 사무총장은 “기사는 어느 종목보다도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경쟁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기시설이 없어 도내에서 열리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기사종목의 경기상황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