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화성시, “당구 실력자 다 모여라!”

이것이 당구다, 2회 화성시장배 장애인 당구대회 열려

이영애기자 | 기사입력 2016/09/29 [23:38]

화성시, “당구 실력자 다 모여라!”

이것이 당구다, 2회 화성시장배 장애인 당구대회 열려
이영애기자 | 입력 : 2016/09/29 [23:38]
22 당구.jpg▲ 2회 화성시장배 장애인 당구대회가 29일 경기도 화성시 진안동 세븐당구장에서 열렸다. 이날 BIW 1위는 이호재(화성시) 선수가, BIS 우승은 송임근(서울시) 선수가 차지했다. (사진 조홍래 기자)

 
“너희가 짜장 맛을 알아  1970년 내 나이 18세, 그땐 당구 10분 게임비가 80원이고 짜장면이 50원 이었어” 
오성도씨(65∙경기도 수원시)가 과거행 타임머신에 시동을 건다.
“내기에서 먹는 자장면 맛이란..쩝..지금 젊은이들은 모를걸!!”
2회 화성시장배 장애인 당구대회에 선수로 참가한 오성도씨는 일명 1000다마를 치는 실력자다.
풀어 쓰면 한 큐에 평균 1000점을 친다는 얘기다.
18살에 당구에 입문했으니 47년을 당구와 함께한 인생이다.
인생의 2/3를 당구와 함께 살았으니 미안하지만 배우자보다도 질긴 연줄이다.
“당구라는 스포츠는 참 유별나. 처음 배울 때는 누워 있어도 천정이 당구대로 보이고 피타고라스도 아닌데 각종 도형들의 꼭지점과 각도가 환상처럼 보인다니까!”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저기 보이는 선수가 이영호야. 장애인 당구계에선 아주 유명한 선수지. 잰틀하면서도 예리한 눈을 가졌지. 앞으로 한국장애인당구계를 짊어지고 나갈 듬직한 선수야”
29일 오전 내노라하는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속속 모여든 경기도 화성시 진안동 세븐당구장에는 47년의 경력을 가진 수원의 오성도 선수부터 부산의 윤민탁 선수 등 당구계 마이다스 손을 가진 130여명의 실력자들이 기량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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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회에는 화성시장애인체육회 김경오 상임부회장과 박종일·이용운 부회장, 대한당구연맹 양순이 이사와 경기도장애인당구협회 강현복·강영배 이사, 인천시 장앵인당구협회 송기찬 전무이사, 한원식 부천시 장애인당구협회장, 유영현 의정부시 장애인당구협회장, 박인수 용인시 장애인당구협회 사무국장, 화성시장애인당구협회 유재호 회장, 윤영안 체육진흥과장, 화성시장애인체육회 김우경 팀장과 팀원들이 함께해 선수들에게 큰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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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를 주관한 유재호 회장은 “장애인들이 자유롭지 못해 편히 체육시설 활동을 할 수 없어 도움을 주고자 회장을 맡았고 일반인들과 장애인들이 함께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대회를 열게 됐다”며 “당구야 말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릴 수 있는 종목이다. 기대효과를 얻고자 어우러져 같이 참여해서 장애인의 불편함을 알고 또 장애인은 더 힘이 나서 함께 갈수 있구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성시장애인체육회 김우경 팀장은 “1회 대회 때 채인석 시장은 장애인복지관 건립도 추진하고, 장애인 당구도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다른 종목과는 달리 당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쉽게 어울릴 수 있는 스포츠다. 많이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영호(수원시) 선수는 “수영선수로 2009년 목포 전국체전에 참가했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심한 운동을 삼가라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 당구에 입문했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전국체전에 참가해 매번 매달을 목에 걸었다”며 “장애인들도 집에만 있지 말고 브릿지, 스트록 등을 하다보면 재활과 유산소 운동도 되고 정신집중과 성격도 밝아지는 등 장점이 많다”며 당구에 대한 장점을 소개했다.
이 선수는 또 “당구는 기억력과 상상력을 요구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아주 좋다. 그런데 왜 올림픽 종목에 없는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오성도(수원시) 선수는 “당구는 머릿속에 수학공식처럼 입력이 돼 있어야 한다. 그만큼 많이 구경하고 연습을 해야 한다”며 “어언 47년을 당구와 함께 해 왔는데 지금은 일반 젊은이들과는 달리 젊은 장애인들이 당구계에 별로 없는 게 아쉽다. 커피내기, 담배내기, 자장면내기 하던 그때가 참 좋았는데 지금은 그 맛이 나질 않는다”며 추억을 더듬는 듯 먼 곳을 응시했다.
이날 대회에서 BIW 1위는 이호재(화성시), 2위 박인수(용인시), 3위 김윤수(남양주시), 4위 문행남(화성시) 선수가 차지했으며 BIS 우승은 송임근(서울시), 2위 홍성덕(의정부시), 3위 오성도(수원시), 4위 신영주(의정부시) 선수가 각각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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