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수산물 납품 빌미 리베이트 17억 '꿀꺽'

중량 부족 냉동수산물 61억 9000만 원 어치 유통‥피해자는 결국 소비자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6/11/02 [23:11]

수산물 납품 빌미 리베이트 17억 '꿀꺽'

중량 부족 냉동수산물 61억 9000만 원 어치 유통‥피해자는 결국 소비자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6/11/0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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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 부족인 수 십억 원 어치의 냉동수산물을 유통시킨 납품업체와 이를 빌미로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긴 생협 본부장이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청장 허영범) 해양범죄수사대 (대장 김현진)는 2일 납품업체 선정권한을 이용해 업체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iCOOP생협 본부장 김모씨(47․경기도 용인)와 업체 대표 이모씨(43․경남 고성) 등 3명을 붙잡아 김씨와 이씨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iCOOP생협 본부장 김씨는 지난 2006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약 10년 동안 수산물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대가로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차명계좌 4개를 통해 17억 10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남 ○○수협 수산물가공공장 대표 이씨는 김씨에게 6억 8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면서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iCOOP생협에 납품하는 냉동수산물 5종의 중량을 7.4%~28.2%까지 속여 납품(61억 9000만원 상당)하고 6억 3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2006년 4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김씨에게 10억 3000만원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고등어를 납품해 온 수산물 도매업체 대표 강모씨(50․부산 서구)는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수사결과 본부장 김씨는 지난 2009년 10월경 iCOOP생협의 팀장으로 일하면서 수산물 납품업체의 선정과 관리를 담당하던 중 이들 업체로부터 납품금액의 3~5.5%의 리베이트를 받기로 하고 이씨 등은 처 명의의 차명계좌에 돈을 입금해 수산물 납품시마다 전달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이같이 납품계약을 체결한 이후 중량을 속여 61억 9000만원 규모의 제품을 전국 180여개 iCOOP매장에 납품해 판매되게 하고 6억 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리베이트로 받은 17억 1000만 원을 고급아파트와 명품, 외제차를 구입하는데 사용했으며 수시로 해외 골프여행을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또 남은 금액으로 1kg중량 골드바 5개(시가 2억 6000만원)를 구입해 은닉하는 방법으로 재산 증식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이씨와 강씨는 처 명의로 차명계좌를 개설 리베이트를 입금하고 현금카드와 함께 김씨에게 전달했는데, 매출에 따라 리베이트 금액이 커지면서 수사기관에 적발될까 두려워 주기적으로 리베이트 지급 계좌를 변경하는 등 4개의 차명계좌를 사용해 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을(乙)의 입장에서 납품계약을 하고 1년 단위로 갱신되는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줬으며 김씨가 납품업체를 선정․관리하고, 언제든지 민원 등 트집을 잡아 퇴출시킬 수 있는 절대적인 ‘갑(甲)’의 위치였기 때문에 김씨의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iCOOP생협은 전국 조합원수 23만명에 식품 관련 18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육아 등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주부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곳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의 범행으로 안전하고 양질의 제품을 구입하려는 회원들만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납품계약의 체결과 유지권을 빌미로 한 리베이트 수수 등 갑질 횡포에 대한 다른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선량한 소비자와 일반 시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첩보수집과 강력한 단속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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