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이변!', '영광의헌터'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

경주기록 2분 10초‥준우승 차지한 ‘인디언킹’과 0.1초 차이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7/07/17 [21:43]

'이변!', '영광의헌터'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

경주기록 2분 10초‥준우승 차지한 ‘인디언킹’과 0.1초 차이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7/07/17 [21:43]
2017년7월16일 농림축산식품부관배 임성실 영광의헌터_12.jpg

7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최우수 국내 3세마를 가리는 삼관마(Triple Crown) 경주의 마지막 관문에서 우승후보들을 뿌리치고 예상치 못하게 영광의헌터1위를 차지한 것.
영광의헌터16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개최된 17회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8경주, G, 2000m)에서 막판 짜릿한 역전극을 선보였다.
경주기록은 210. 준우승을 차지한 인디언킹과 정확히 0.1초 차이였다.
그야말로 명승부였다.
영광의헌터는 장대비를 머금은 경주로를 종횡무진하며 3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마저 시원하게 날렸다.
임성실 기수와 처음 호흡을 맞췄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완벽한 모습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는 4KRA컵 마일과 5월 코리안더비에 이어 세 번째로 시행되는 서울-부경 오픈경주다.
삼관경주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회로서의 위상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경의 파워블레이드가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경마 최초로 통합 삼관마에 등극, 큰 화제를 모은바 있다.
특히 2013년 우승마 메이저킹을 시작으로 네버신비포’, ‘록밴드’, ‘파워블레이드에 이르기까지 4년 연속 부경이 우승을 차지했던 터라 팬들 사이에선 5년만의 왕좌 탈환도 주요한 관심 사항이었다.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서울의 희망 파이널보스가 코리안더비 우승 등을 통해 모두 32점의 승점을 챙기며 부경 인디언킹을 바짝 뒤쫒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방 경주란 점도 파이널보스에게는 더 없을 호기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승은 영광의헌터의 차지였다.
모두 12두가 출전한 대회에서 영광의헌터는 시작과 동시에 후위그룹으로 빠졌다. 그 사이 선두다툼은 준우승마 인디언킹와일더선더의 몫이었다.
이런 관계는 경주마들이 1000m를 달리는 동안이나 지속됐다. 하지만 1000m를 남긴 지점에서 영광의헌터는 추입을 전개, 마침내 3위권에 얼굴을 비쳤다.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경쟁은 더욱 가열됐다. 마침내 결승선 400m를 남긴 시점에서 영광의헌터인디언킹’, ‘와일더선더와 치열한 선두 쟁탈전이 펼쳤고, 결국 바깥쪽에서 1위로 결승선을 갈랐다.
당초 큰 기대를 모았던 파이널보스도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매서운 추입력을 선보였으나 거리차를 극복하지 못한 채 5위로 경주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 이변이었다.
이는 단승 33.7, 복승식 155.3, 쌍승식 461.3배의 배당률이 잘 증명했다.
2017년7월16일 농림축산식품부관배 임성실 영광의헌터_25.jpg

경주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임성실 기수는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다고 말했지만 제대로 몸조차 가누지 못했다.
치열한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한 듯 인터뷰 내내 몸을 아래로 숙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결국 제대로 인터뷰를 마치지 못한 채 경마팬들을 향해 감사드린다는 짧은 말만 남긴 채 인터뷰를 멈춰야했다.
임성실 기수와 영광의헌터의 사투 덕분에 7년 만에 최초로 대상경주 우승의 영광을 누리게 된 변창덕 마주는 생각지 못한 경주였는데 우승해서 너무나 기쁘다면서 조교사, 관리사, 기수가 경주마를 잘 훈련시켜 준 덕분에 이름처럼 영광을 쟁취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마찬가지로 2년 만에 대상경주 우승을 맞은 임금만 조교사 역시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게 돼 기쁘고, 좋은 말을 맡겨준 마주에게도 감사드린다면서 이번 대상경주 우승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말했다.
초심으로 돌아가 남은 대상경주들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을 더했다.
깜짝 우승이란 언급에 대해 임 조교사는 시기적으로 준비가 늦어져 이전 삼관 경주에 출전하지 못했을 뿐 잠재력과 가능성은 항상 갖추고 있었다며 일축했다.
경주 중반 힘 소진이 큰 무빙작전을 펼친 것과 관련해서는 초반 1, 2코너에서 경주마간 자리다툼이 벌어지자 작전과 무관하게 전개가 흘러갔다면서 하지만 직전주로에서 임성실 기수가 작전대로 경주마를 잘 몰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전력을 다해 싸운 임성실기수에 대해서도 임조교사는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국내 최고 기수 중 한명이다면서 대상경주 출전과 우승 경험도 많은 기수라 믿고 맡겼다고 말했다.
2년간 믿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대해서도 부경이 굵직한 경주에서 자주 우승을 차지하곤 하는데 모처럼 나도 그 배를 타게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경주 자주 보여드릴 테니 믿고 응원해 달라고 고마움을 함께 표했다.
이번에 영광의헌터가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부산은 2013년부터 5년 연속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이란 대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인디언킹대호시대’, ‘로열루비1~4위를 부경 경주마가 모조리 휩쓰는 위엄을 과시했다.
하지만 임성실 기수의 투혼 발휘에도 영광의헌터는 삼관마 시리즈 경주 최우수마로는 등극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게 됐다.
지난해 파워블레이드가 전체 경주에서 우승해 삼관마가 된 것과 달리 올해는 KRA컵 마일,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마가 각기 달라 결국 승점 계산을 통해 최우수마를 가려야하는데, 그럴 경우 1위는 인디언킹이 가져가게 된다.
인디언킹은 경주 이전에도 승점 34점으로 출전마 중 가장 앞서고 있었는데 이번 경주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함으로써 최우수마를 확정지었다.
그렇지만 이번 첫 대상경주 출전에서 보여준 힘찬 발걸음은 팬들의 뇌리에 영광의헌터란 다섯 글자를 명확히 새기기에 충분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에는 34000여명의 관중이 모여 뜨거운 응원을 보냈으며 총매출은 약 53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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