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근처 식당으로 잠깐 나와서 돈 받아 가이소”

올해도 오셨네!대구 산타 키다리아저씨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5/12/26 [22:24]

“근처 식당으로 잠깐 나와서 돈 받아 가이소”

올해도 오셨네!대구 산타 키다리아저씨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5/12/26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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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째 5회에 걸쳐 대구 사랑의 열매에 찾아온 익명의 나눔 천사가 있다.
나눔천사의 기부액은 6억여 원에 달해 매년 크리스마스 즈음 먼저 오는 산타 같은 존재가 됐다.
지난 23일 오후 4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근처 식당에 있으니 잠깐 나와서 돈 받아 가이소!”
수화기 너머로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가 들려져 왔고 준비한 성금을 기부하고 싶다며 사무실 근처 식당으로 잠깐 나와 달라는 말을 이어갔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매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와 1억 원 이상을 기부하는 키다리 아저씨임을 단번에 직감했다.
김미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장은 급하게 채비를 하고 근처의 식당에서 지인과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60대 남성을 만났다.
간단한 인사를 주고받고 난 후 익명의 키다리아저씨는 이거 받으이소라고 짧게 얘기하며 봉투 하나를 건넸다.
봉투 안에는 12000여만 원의 수표 한 장과 꼭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도록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광고전단지 뒷면에 쓰여진 메모 한 장이 들어있었다.
동봉된 성금은 지난해처럼 소중한 나눔을 위해 적금을 들어 모아온 기금으로 사정이 좋아서 여유 돈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절실한 이웃들을 위해 차곡차곡 채워온 나눔통장을 해지해 마련한 성금이라 더욱 뜻깊고 따뜻했다.
감사의 뜻을 전하는 직원에게 정부의 지원이 미치지 못하는 가장 소외된 이웃부터 잘 쓰일 수 있게 해 달라며 무심한 듯 손 인사를 전해주는 키다리 아저씨는 매년 대구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자랑이자 이제 없어서 안 될 산타 같은 존재가 됐다.
60대의 키다리아저씨는 지난 20121월 처음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 원을 기부했고 201212월에는 사무실 근처 국밥집에서 12300여만 원을, 201312월에는 사무실 근처로 직원을 불러내 12400여만 원을, 지난 해 12월에는 사무실 근처 식당으로 직원을 불러내 12500만 원을 전달, 올 해 기부까지 포함하면 키다리 아저씨의 누적기부액은 59600여만 원에 달한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대구시민들을 대신해 매년 잊지 않고 거액의 성금을 기부 해 준 키다리아저씨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린다기부자의 뜻에 따라 소중한 성금을 대구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잘 전달해 더 큰 꿈과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3일부터 내년 131일까지 695000만 원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희망2016나눔캠페인에서 현재 278000여만 원을 모금해 사랑의 온도는 40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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