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신은 나를 나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 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미국 장애인협회 회관에 걸려 있는 글- 화성시체육회가 장애인을 위한 뱃길을 열었다. 2016년 9월 23일 바다가 보고 싶은 경기도 화성시 지적장애인과 보호자 40여명이 용기를 냈다. 로마시대 전사로 변신한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경 가을 햇살이 일렁이는 전곡항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는 장애우들의 입은 잘 익은 바나나 마냥 한껏 벌어졌으며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감탄사는 바다를 뒤 흔들었다. 갈매기의 부드러운 날갯짓과 바다를 맴도는 선박들을 바라보는 장애우들의 동경어린 눈망울이 사파이어처럼 빛났다. 오전 11시 30분부터 간단한 오리렌테이션을 마치고 요트교육이 시작됐다. ‘설마, 우리가 배를?’ 반신반의 하던 장애우들의 시선들이 서로에게 모아지자 ‘콩닥 콩닥’ 심장 뛰는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렇다. 배를 타본다는 기대감에 들뜬 이들의 심장은 이미 풍선처럼 한껏 부풀어 있었다. 교육을 마친 후 요트를 향해 걷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드디어 승선, 한껏 뽐낸 포즈로 단체사진을 찍고는 봉사자들의 손을 잡고 구명조끼를 입었다. 화성시 바다도 이들의 도전정신을 받아들이듯 그 험하다는 바닷길을 활짝 열어줬다. 무섭다며 선생님을 찾아 두 손을 꼭 잡는 모습과 두려움 반, 설레임 반이 얼굴에 교차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항을 출발해 바다로 진행하자 바로 평화가 찾아오며 순한 양으로 변하는 모습이 앙증스럽다. 요트 안에서 먹는 식사는 별미! 미리 준비된 도시락과 간식을 서로 도와주며 맛있게 먹고 나니 또 한 번 행복이 찾아온다. 바다 한 가운데서 갈매기와 친구가 되기 위해 먹이를 주며 좋아하는 모습은 천하를 다 가진 모습이었다. 배를 처음 타 본다는 한희석 장애우(30)는 “평소 헬스와 수영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항상 얘기를 잘 들어주고 잘 웃어주는 시설 선생님들과 예쁜 동생들, 형들하고 요트도 타게 돼서 너무 좋다”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좋은이웃장애인주간보호센터 한보경 팀장은 “우리 장애우 친구들과 요트를 타 본다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용기를 내서 문을 두드렸고 화성시와 장애인체육회 김우경 팀장님이 기회를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요트를 타고 저렇게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우경 화성시체육회 장애인 팀장은 “화성시에 훌륭하고 멋진 항구가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며 “지리적으로 탄도항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전곡항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해안 해양레저의 명소가 됐다. 서신면과 안산시의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항구 바로 옆에 건설돼 밀물과 썰물에 관계없이 24시간 배가 드나들 수 있으며 파도도 적고 수심이 3m 이상 유지되는 수상레저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이날 화성시 전곡마리나 현대요트 체험에서 장애우들은 전곡항을 출발해 제부도, 입파도를 돌아오며 한 폭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자신감도 챙겼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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