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마음에 희망 심어준 안성시 ‘무한돌봄’

위기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역사회가 함께하다

이영애기자 | 기사입력 2017/02/07 [21:20]

마음에 희망 심어준 안성시 ‘무한돌봄’

위기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 지역사회가 함께하다
이영애기자 | 입력 : 2017/02/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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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이 대학교 사범학부 특수교육과 합격통지서를 받았어요”
경기도 안성시 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 유원근 팀장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누군가의 관심이 절실했던 위기 청소년이 무한돌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하고 진한 감동을 전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3월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 지내고 있는 학생이 걱정이라며 모 중학교에서 의뢰된 것이 이모군과의 첫 상담이었다.
이군의 유일한 가족인 엄마마저 세상의 압박으로 우울감을 달래려 시작한 술에 의존하게 되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군은 멀리 거주하는 외가의 도움이 있었지만 외조부모도 고령에 생활형편이 어려워 계속 지원해줄 수는 없는 환경이었고 국민기초수급자지만 공적지원만으로는 생활유지가 어려운 복지 사각지대였던 것이다.
유원근 팀장의 심장이 타들어 갔다.
체납된 공과금, 월세, 생활비, 엄마의 알콜의존 치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앳된 얼굴을 보며 지역사회 기관들이 모이게 됐다.
엄마는 과거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했다 3일 만에 퇴원한 기억에 알콜의존 치료를 거부하는 상황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날이 심해져 환청, 환시 등 섬망증상(delirium)까지 나타나는 등 일상생활이 전혀 되지 않는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됐다.
무한돌봄팀은 엄마의 병식에 대해 아이를 이해시키고 긴급하게 입원치료를 도와 이군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하고 지지했다.
하교 후에는 지역아동센터의 지원으로 석식을 해결하고 서부무한돌봄에서 보호자역할과 금전관리, 학교생활, 봉사활동, 진로상담 등을 병행했다.
이웃주민과 봉사단체에서는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쌀, 라면, 부식 등을 지원했으며 인근교회에서는 월 10만원씩 3년간 결연후원을 해주는 등 건강한 지역 어른들과의 만남으로 관심과 사랑이 지속됐다.
학생과 협의해 후원금의 일부는 차후 대학교 등록금에 쓸 있도록 적금을 들고 아껴 쓰며 680만원이 적립됐다.
이에 화답하듯 이군은 타고난 성실함으로 학교생활에 모범을 보이며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어려서부터 배운 태권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운동과 사회복지를 병행할 수 있는 특수체육교사가 되기를 희망했다.
지난 1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이군은 2017년도 모 대학교 사범학부 특수교육과 합격통지서를 받았다.
입학을 앞둔 이군은 종결회의 도중 “무한돌봄은 가족이다. 내가 받은 사랑을 밑거름 삼아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종결평가 회의에 참석한 안동준 복지정책과장은 “학생의 꿈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 갖고 움직여 위기상황을 해소해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 큰 꿈을 실천하는 당당한 사회인이 되기 바란다”며 이군을 격려했다.
이군 가정을 지속적으로 지원한 서부무한돌봄네트워크팀 유원근 팀장은 “자칫 비뚤어질 수 있는 위기 청소년을 수년 동안 지역사회가 함께 보듬어 건강한 성인이 돼 기쁘고 보람 있다”며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는 가정이 많다. 경제적, 심리적, 환경적 어려움이 있는 사각지대 가구가 없는지 한 번 더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복지사각지대 발견 시 연계를 당부했다.
안성시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동절기 복지사각지대 집중발굴기간으로 정해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고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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