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폐지 수거 노인 치고 달아난 음주운전 뺑소니범 구속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7/03/07 [09:26]

폐지 수거 노인 치고 달아난 음주운전 뺑소니범 구속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7/03/07 [09:26]
폐지를 수거하던 노인의 가정과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린 음주운전 사고 뺑소니범이 구속됐다.
부산남부경찰서(서장 김형철)는 7일 수영구 광안동 2차로 도로에서 폐지를 가득담은 손수레를 끌고 가던 노인을 치고 달아난 이모씨(27)를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 11일 새벽 6시 31분경까지 주점에서 양주 등 술을 마시고 음주상태에서 친구들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귀가하던 중 손수레에 폐지를 싣고 고물상으로 가던 김모씨(76)를 차량 정면으로 충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씨는 폐지 더미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김씨에 대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나 김씨를 중태에 빠트린 것으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사고 후 차량을 자신의 주거지 주차장에 주차시키고 현장에 떨어진 번호판 수거와 현장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현장으로 돌아왔지만 출동한 구급차와 경찰차를 발견하자 번호판 찾기를 포기하고 가족과 전화통화를 한 후 귀가치 않고 인근 모텔로 도망가 휴대폰을 끄고 잠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특히 모텔에 숨어 있다가 오후에 모텔을 찾아온 가족을 통해 경찰관들이 모텔과 찜질방 등을 광범위하게 탐문, 수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인적이 드문 황령산 봉수대 부근과 연제구 일대에서 은신해 있다가 태연하게 저녁식사까지 하고 사고 발생 후 약 12시간이 지난 저녁 7시 30분 경 경찰서에 출석해 리어카 충격은 인정했지만 사람이 다친 사실까지는 몰랐다고 끝까지 부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효한 면허증과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는 상태에서 음주사고 발생 시 통상 1년의 면허취소를 당하지만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 했을 때는 5년간 면허취소에 자칫 구속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사고 후 도주 했더라도 빨리 자수 하면 정상 참작이 가능하고, 면허행정 처분에 대해서도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죄에 대한 뉘우침이 없는 자수는 자수로 볼 수 없고, 운전자를 숨겨준 사람들까지 범인은닉 등의 혐의로 같이 처벌 받게 하는 함정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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