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초대 받은 자들만의 잔치 ‘화성 뱃놀이 축제’

안내요원들은 ‘고자세’, 곳곳에서 ‘고성’, 빗발치는 ‘민원’

이영애기자 | 기사입력 2017/06/02 [20:45]

초대 받은 자들만의 잔치 ‘화성 뱃놀이 축제’

안내요원들은 ‘고자세’, 곳곳에서 ‘고성’, 빗발치는 ‘민원’
이영애기자 | 입력 : 2017/06/02 [20:45]
1-5. 화성뱃놀이축제 개막식.jpg▲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열린 ‘화성 뱃놀이 축제’개막식에서 화성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됐다. (사진제공 화성시)

아저씨, 차 빼!, 경찰 부른다”, “사진 찍지마! 이거 초상권 침해야!”
화성 뱃놀이 축제가 열리고 있는 화성시 전곡항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유행어다.
경기도 화성시는 지난 1일 전곡항에서 화성 뱃놀이 축제의 성대한 개막식을 갖고 4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축제를 연 화성시는 시비 15억 원을 들여 바다 위 모든 탈거리를 총망라한 국내 대표 해양축제를 준비했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뱃놀이 현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울분을 토해낸다.
주차부터 문제다.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화성시는 행사장에서 인근에 임시 주차장을 준비해 놓았지만 노약자나 임산부, 어린이들이 따가운 햇살을 참아내며 멀리 떨어진 행사장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걸어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행사에 초대 받은 사람들은 주차증을 받아 행사장 인근까지 차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막상 현장에 도착하면 주차 공간이 없어 근처를 배회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답답한 마음에 주차장 위치를 물어보면 무전기를 들고 있는 안내 요원들조차 서로가 모른다며 발뺌한다.
결국 인근을 방황하다 먼 곳에 주차하고 걸어가야만 한다.
주차장 입구부터 행사장 인근까지 모두가 소통의 부재다.
그 와중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경찰들의 호위를 받으며 요란하게 등장해 관광객들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형식적으로는 화성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돼 과거 55년간 미 공군 폭격훈련장으로 피해를 입었던 매향리를 방문해 아픔의 역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국내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 드림파크를 돌아보는 것이 방문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국이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상황에 국회의장이 뱃놀이를 즐기러 다닐 수 있느냐” “국회의장은 저렇게 경찰들의 요란한 호위를 받으며 축제장에 나타나야 하느냐”, “채인석 화성시장은 시민들을 초대해 놓고 국회의장한테만 신경 쓰느냐라는 비아냥거림도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15억 원, 화성시 축제.jpg

 
더 큰 문제는 관광객들의 안전이 뒷전이라는 평이다
화성시는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거대 범선과 고급 크루저요트, 파워보트를 비롯해 해군 참수리호를 선보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전곡항에 뜬 70여척의 크고 작은 배들은 한 번에 400여명의 관광객을 동시에 바다로 실어 나르며 장관을 연출했다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해상체험에 나선 관광객들은 목숨을 걸고 배를 기다려야 했다.
관광객들이 배를 타기 위해서는 매표소를 거쳐 안내 요원을 따라 승선장까지 이동해야 하지만 매표소에서는 입장권을 남발해서 판매하고 안내 요원들은 정원 확인도 없이 승선장까지 관광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따라서 따가운 햇살 속에 승선장까지 약 200m를 이동한 관광객들은 초과 인원으로 분류돼 승선장에서 대기하다 안내 요원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급기야 안내 요원과 관광객들 간에 고성이 오고가고 관광객들은 안내 요원의 인솔도 없이 삼삼오오 다시 대기장까지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2일 오후 요트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관광객들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안내 요원들의 지시에 따라 선착장까지 내려갔지만 배는 이미 출항한 뒤였고 따가운 햇살아래 요원들의 대처만을 기다렸지만 요원들은 우왕좌왕하는 모습만 연출했다.
급기야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었고, 안내 요원은 초상권 침해를 운운하며 관광객들에게 협박 섞인 압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결국 성남·분당·시흥·목포·청주 등에서 행사장을 찾아온 70~80대 어르신들은 실망과 원망만을 품은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에 대해 안전요원 관리 대행사 관계자는 승선 인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은 인정한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돌아가게 한 걸로 안다고 변명했지만 청주에서 온 한 관광객은 행사를 어떻게 준비했기에 매표소에서는 표를 남발해서 팔고 안전요원은 그런 사실조차 모르고 사람들을 인솔하는지 한심하다. 이런 일을 체험하고 보고 즐기러 오라고 홍보한 건지, 이곳까지 기름때며 홍보에 속아 나들이 온게 억울하다. 길이 열리는 화성시라던데 오늘 바다 길은 열리지 않았다. 화성시 바닷길이 이토록 높고 험한 줄 몰랐다고 개탄했다.
1-6.승선체험중인 관광객들.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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