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1969년 수원에서 실종된 8살 '은주'를 아시나요?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7/06/13 [00:29]

1969년 수원에서 실종된 8살 '은주'를 아시나요?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7/06/13 [00:29]
1969년 수원에서 실종된 8살 ‘은주’를 아시나요.jpg

1969년 어느 날, 당시 8(남자) 무렵이었던 혜법(경북 영주 영산암 주지) 스님은 수원에 있는 집 앞에서 놀다가 차를 타고 온 낯선 사람들에게 납치됐다.
출가 전 이름은 은주였다.
 
1969년 선감학원에 수용돼
그가 끌려간 곳은 안산시 선감도에 있던 선감학원이었다.
1942년 일제가 부랑 청소년 감화를 한다며 만든 선감학원은 1984년 폐쇄될 때까지 온갖 인권유린이 자행된 곳이다.
이곳저곳에서 잡혀 온 청소년(8~18)들이 강제노역과 굶주림에 시달렸다.
부랑아 일제 단속이 진행된 1960년대에는 길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아이들까지 수용됐다.
혜법 스님은 19779, 가까스로 선감학원을 탈출해 수원으로 왔지만 가족을 찾을 수 없었다.
주소도 부모님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다가 모든 걸 잊기 위해 출가했다.
2~3년 전 선감학원의 실상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40년 가까이 묻어뒀던 기억이 다시 깨어났다.
혜법 스님은 다시 가족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수원시도 혜법 스님의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혜법 스님은 선감학원 탈출 후 집을 찾지 못한 게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어머니는 다리 절어, 2·누나 1
혜법 스님의 기억으로는 납치가 되던 날 쌍둥이 동생(현재 48)이 태어났다. 부모님이 계셨고 형이 2, 누나가 1명이었다.
()박씨또는 곽씨, 이름은 은주또는 은수로 기억하는데 정확하지 않다.
어머니는 한쪽 다리를 절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저수지가 있었다.
집 근처 산 위에 학교도 있었다.
수원시는 혜법 스님의 가족을 찾기 위해 관련 기록물을 전수조사하고 홈페이지·SNS 등으로 스님의 사연을 알리고 있다.
또 실종 당시 사진과 어릴 적 기억이 담긴 홍보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으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도 할 계획이다.
가족 찾기를 주관하는 김교선 수원시 감사관은 “1969년께 8살가량 된 남자아이를 잃어버리고 가슴 아파한 이웃이 없었는지, 기억을 되짚어주길 바란다수원시와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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