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화성시까지, 정조대왕 능행차 222년 만에 완벽 재현효의 길 융릉으로 향하다‥고종황제의 증손자인 황사손 이원씨, 초헌관으로 참여
[경인통신=이영애 기자] 조선 최고의 개혁군주이자 문화예술의 부흥을 이끌었던 정조,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는 정조대왕의 효심이 222년 만에 되살아난다.
조선시대 정조대왕의 능행차를 재현하는 행사가 서울과 수원, 화성시에서 펼쳐진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지난해 서울시와 수원시가 공동으로 재현행사를 진행했으나 원행의 최종 목적지인 화성시 융릉(사도세자의 능)까지 이르지 못하고 수원 화성에서 끝났다. 올해는 화성시가 행사에 동참하면서 창경궁에서 시흥행궁을 거쳐 수원화성, 그리고 마지막 종착지인 융릉에 이르기까지 59.2km의 구간을 222년 만에 완벽하게 재현하게 됐다. 왕이 아버지의 무덤을 향해 갔던 길인 ‘정조대왕 능행차’는 지금까지 숱한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됐던 정조대왕과 사도세자의 비극과 연결돼 있다.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과 뼈에 사무치는 효심은 경기도 양주 배봉산 기슭에 묻혔던 사도세자의 천장과 더불어 13번에 걸친 현륭원 원행으로 이어진다. 특히 을묘년(1795) 원행은 환갑을 맞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두 누이동생이 동행했던 조선 최대의 국가적 행렬이자 잔치였다.
△ 화성시 구간에서는 어떤 행사가 준비되고 있나 화성시는 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이 모셔진 융・건릉이 있는 곳이다. 화성시 구간 능행차에서는 ‘원행의 마지막 길, 효행의 길’을 완성하는 의미가 있다. 정조는 사도세자의 묘를 이곳 융릉으로 이장하면서 현륭원으로 격상시키고 13번에 걸친 원행을 단행했다. 이번 능행차를 진행하는 화성시문화재단에서는 정조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뼈에 사무치는 효행이 화성시 구간에서 잘 드러나도록 준비하고 있다. 서울에서 수원행궁까지의 길이 행행(行幸)이었다면 화성 융릉에 이르는 길은 효행의 길이다. 화성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행렬의 마지막 길을 재현하고 융릉에서 222년 전에 봉행했던 궁원의 제례를 완벽하게 재현해 능행차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23일과 24일 이틀간 융·건릉 앞에서는 정조효문화제가 진행된다. 조선 저잣거리를 재현한 축제장에서는 정조대왕의 효를 주제로 한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특히 정조대왕이 사도세자가 죽은 수은묘를 경모궁으로 높여 부르고 매달 이곳에 참배하던 의례를 재현한 경모궁제향과 편종, 가야금, 대금을 포함한 27종의 악기로 연주됐던 경모궁제례악을 재현하는 행사와 융릉에서 진행되는 궁원의 제향은 200여 년 전 정조대왕 당시의 의례를 복원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24일 오전 11시 수원시와 화성시 경계인 대황교동 진다리천에서 수원 행렬단과 교대식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화성시구간의 능행차 행렬은 옛 1번 국도를 따라 병점사거리를 우회해 현충탑에 12시 20분경에 통과한다. 일반시민들은 현충탑에서 행렬단이 도착하기 전인 오전 11시 20분부터 풍물단과 무용단의 태평성대 공연을 관람하며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행렬단을 관람하다가 12시 20분경에 행렬단을 맞이하게 된다. 현충탑에서는 ‘능행차 걷기 시민참여단’ 200여명이 행렬의 후미에서 출발해 능행차의 목적지인 융릉까지 3.4km를 함께 걷는다. 이후 행렬단은 안녕삼거리와 만년제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융릉에 오후 1시 30분에 도착한다. 목적지인 융·건릉 앞에서는 정조효문화제의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즐길 수 있다. 여기에서는 ‘정조맞이 행사’와 삼령차 시음, 백성의 민원을 왕에게 알리는 격쟁 상황극이 진행된다. △ 고종황제의 증손자인 황사손 이원씨, 초헌관으로 참여 능행차 행렬이 행사장에 도착한 후 제례복으로 환복한 정조가 이끄는 제향 행렬단은 혜경궁 홍씨와 두 누이동생, 신하들과 함께 융릉으로 향한다. 융릉에서는 정조대왕이 당시에 행했던 ‘궁원의 제향’ 재현행사가 진행되는데 초헌관으로 고종황제의 증손자인 황사손 이원씨가 참여해 행사의 의미를 더하게 된다. 화성시 능행차 구간 연출을 맡은 박재호 총감독은 “정조대왕의 을묘년 원행(1795)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년이자 혜경궁과 동갑인 사도세자의 회갑이 되는 해로 조선시대 최대 규모의 행행(行幸)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화성시가 참여하면서 222년 만에 정조 능행차 전 구간을 완벽하게 재현하게 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화성시의 참여로 능행차 재현행사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 상징 퍼레이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화성문화재단 관계자는“2017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로 대황교동-병점육교 까지 옛 1번 국도는 오전 10시 30분부터 낮 12시까지 전면통제 예정이고 병점육교-중외제약 사거리-융릉방향으로는 낮 12시경부터 오후 2시까지 편도2차로를 통제할 예정”이라며 “병점육교-융릉까지는 진행방향의 편도2차로를 통제하고 반대 차선(융릉→병점 방향)은 편도2차를 왕복교행으로 운영할 예정으로 교통통제로 인한 시민불편이 예상되는 만큼 정조대왕 능행차와 정조효문화제 관람을 원하는 시민들은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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