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충남지방경찰청, 국제 보이스피싱 일당 무더기 송환전세기까지 동원된 범죄자 송환 첫 사례‥전원 구속영장 신청 예정
[경인통신=이영애 기자] "나 검사인데 범행 현장에서 당신 통장이 발견됐다. 범행 관련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신 돈을 국가감시계좌로 이체해야한다"
수사관이나 검사를 사칭해 통화하며 피해자들에게 구속을 하겠다고 겁을 주는 방법으로 사기 행각을 일삼아 온 국제 금융 사기단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해외에서 전화금융사기로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보이스피싱 조직원 박모씨(36) 등 21명을 붙잡아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해 5월부터 지난 4월경까지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이모씨(31·회사원) 등 91명으로부터 12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3월 수사에 착수, 49명을 붙잡아 12명을 구속한 상태며 필리핀으로 달아난 박씨 등 조직원 21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5월 현지에서 전원 붙잡아 국내 송환을 추진해왔다.
경찰은 이날 전세기를 활용해 국내 송환된 21명을 조사한 뒤 전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필리핀에 콜센터를 꾸린 후 검사나 검찰 수사관 등을 사칭해 사기 행각을 벌였으며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범행 현장에서 당신의 통장이 발견됐다. 관련이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금 보유중인 자금을 국가 감시 계좌로 이체해야 한다”며 범행 계좌로 송금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결혼을 한 달 앞뒀던 지난해 7월 이들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결혼자금으로 모아둔 돈 등 하룻밤 사이 6차례에 걸쳐 모두 6770만 원을 송금했으며 B씨의 경우 7차례에 걸쳐 2600만 원을 이체하기도 했다.
노세호 충남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전화사기) 시나리오를 가지고 합숙하며 반복 훈련을 통해 피해자들을 속였기 때문에 넘어간 사례가 많았다”며 "국제 공조로 범죄자를 붙잡는 경우가 있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붙잡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일반승객 없이 오직 해외로 도피한 범죄자들만 송환하기 위한 전세기에 탑승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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