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38살 늦깍이 순경과 함께한 패럴림픽

“세상 살면서 경찰관의 수화 안내는 처음 받아봤다.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8/03/23 [01:08]

38살 늦깍이 순경과 함께한 패럴림픽

“세상 살면서 경찰관의 수화 안내는 처음 받아봤다.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8/03/23 [01:08]
김도환 순경.jpg▲ 패럴림픽에서 수화 통역을 하고 있는 김병훈 순경.(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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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통신=조홍래 기자] 영도 토박이에 조선소 등에서 일을 하다 새로운 꿈을 갖기 위해 38세의 늦은 나이에 경찰에 입문한 부산 영도서 동삼지구대 김병훈 순경.
지난 20152월 경찰시험 합격 후 경찰학교 입교 전에 경찰로 생활하면서 필요한게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경찰관서에 청각장애인들이 찾아오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물만골에 있는 부산농아인협회에 찾아가 6개월간 수화를 배웠다.
김 순경은 수화를 배우면서 청각장애인 체육 대회와 각종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를 했다.
장애인이 많이 거주하는 영도서 동삼지구대에 발령을 받아 신고출동을 갔다가 청각장애인들이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출동한 동료들과 옥신각신하는 상황에서 평소 배운 수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했고, 분위기는 일순간 변해 상황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후 동료경찰관들이 수화를 가르쳐 달라고 해서 간단한 수화를 가르치고 있다가 이번 패럴림픽에 수화경찰관 모집 내용을 보고 지원하게 됐다.
패럴림픽이 열리는 12일동안 강릉, 정선. 평창 등에서 경기장에 찾아오는 청각장애인들에게 시설과 경기안내 등 하루 12시간의 힘든 근무였지만 다른 수화통역경찰관 6명과 함께 숙식을 같이하며 보람된 근무를 했다.
강릉 서비스센터 근무 시 충남 당진에서 단체로 온 청각장애인들이 경기장등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안내를 위해 다가가는 순간 경찰복을 입은 김 순경을 처음에는 무서워하고 거부감을 느꼈으나 수화 통역을 시작하자 안도감을 느껴 행복해 했다고 한다.
어느 청각장애인은 세상 살면서 경찰관의 수화 안내는 처음 받아봤다.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또 하키경기장에 단체관람 온 50대 청각장애인은 당뇨지병으로 경기도중 당 보충을 위해 혼자 자리를 벗어났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일행들이 행방불명된 남자를 찾기 위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김 순경은 수화를 통해 해당상황을 파악해 20여분동안 수색을 펼쳐 편의점에 있던 청각장애인을 찾아 인계하기도 했다.
12일 동안의 패럴림픽 수화지원 근무를 마치고 부산에 내려온 김병훈 순경.
김 순경은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청각 장애인들이 찾아 주면 언제든지 달려 가겠다며 환한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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