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조홍래 기자] “우리 친정이 고흥이여. 고흥에서 육남매 맏이로 태어났는디, 우리 집이 너무 가난해갖고 학교를 못 댕겼어. 아홉 살 먹은디, 입이라도 굶지 마라고 놈의 집으로 보냈는디, 아홉 살 먹었을 때. 그라고 산디 열 아홉이 되농께 시집을 가라게. 아부지가! 그래서 시집을 갔어. 시집을 갔는디 한 달 만에 서방이 군대를 가부요. 그래갖고 삼십 개월을 딱 살고 제대를 내일 딱 할라 그란디, 징집서가 또 나와브렀어. 그래갖고 육 개월을 더 살아부렀어. 근디 제대를 하고 삼 개월 만에 폐가 나빠갖고 딱 죽어부네. 그때 내 나이가 스물다섯인디, 내가 어츠코든 살아야 되니까. 살다가 요 집이 밭 매고, 저 집이 논 매고 산디, 하루는 논 메다가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봉께 시골서 살다가는 큰일 나겄어. 그래서 가방도 없이 책보에다가 옷 한 벌 싸갖고 광주로 나왔어. 돈 오백원을 들고 나와갖고.....” 작년 전라도말 자랑대회 최고상인 질로 존상을 수상한 김숙자(74) 씨가 어릴 때부터 온갖 고생을 다 하며 한평생 살아온 내용을 ‘귄 있고 게미진’ 전라도말로 풀어낸 내용이다. 올해에도 광주시립민속박물관과 월간 문화잡지 ‘전라도닷컴’이 함께 제8회 ‘아름다운 전라도말 자랑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 ‘‘왐마, 전라도 사투리는 내가 질로 걸쭉하제잉”하는 사람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푸짐한 상금도 마련돼 있다. 전라도말을 할 줄 아는 사람(개인 또는 단체)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신청 접수는 20일까지다. 3분 내로 발표 가능한 내용을 요약해 참가신청서를 작성, 제출하면 된다. 참가신청서는 이메일(webmaster@jeonlado.com), 우편(광주시 북구 삼정로 87번길 20(두암동) 월간 전라도닷컴), 팩스(062-654-9086)로 접수한다. 원고 심사를 통과한 참석자들은 오는 5월 5일 광주시립민속박물관에서 펼쳐지는 본선 무대에서 올라 찰진 전라도말을 뽐낼 예정이다. 이밖에 전라도 사람이라면 크게 웃고 공감할 수 있는 전라도말 퀴즈대회와 초대가수 공연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준비된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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