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부남호 역간척’ 등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을 중점 추진 중인 가운데, 해수유통이 해양생태계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도는 해수유통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생태복원 정책 추진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태안군 안면읍 황도에 대한 ‘갯벌 생태계 모니터링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충남연구원 서해안기후환경연구소를 통해 실시한 연구용역은 황도 주변 바다(갯벌) 4개 지점을 대상으로 수질과 해저 퇴적물, 해양 생물 등에 대한 문헌 조사와 현지 조사를 병행했다. 조사 결과, 황도 주변 바다는 지난 1982년 연도교 설치 이후 조류 흐름이 감소하고 뻘이 퇴적되면서 점차 ‘죽뻘(뻘갯벌)화’가 진행됐다. 특히 황도 남쪽 갯벌은 패류에서 지렁이류가 우점하는, 갯벌 기능이 상실된 환경으로 변화됐고 어업인들이 어업 활동을 배제하는 지역으로 변했다. 그러던 지난 2011년 12월 연륙교가 완공되며 바닷물이 유통되자 갯벌 내 모래 함유량이 대폭 늘고, 바지락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연륙교 건설 전후 황도 주변 갯벌 모래 함유량은 남동쪽이 73.7%에서 81.1%로, 북동쪽은 56.9%에서 86.5%로, 북쪽은 43.7%에서 69.4%로, 남쪽은 10.7%에서 44.5%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황도 지역 바지락 생산량은 연륙교 건설 전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133톤에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연평균 194톤으로 61톤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안 지역 바지락 생산량은 1265톤(2009∼2011년 연평균)에서 1155톤(2012∼2017년 연평균)으로 114톤이 감소했다. 바지락의 경우 갯벌 내 모래 함유량이 60∼80% 이상일 경우 밀집도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또 황도 주민에 대한 탐문 조사도 실시했는데, 어업인들은 연륙교 인근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감성돔과 농어가 낚이고 있다고 증언했다. 박정주 도 해양수산국장은 “갯벌의 가치는 농경지의 100배에 달한다는 네이처지의 발표를 차치하고서라도, 도는 일찌감치 해양과 갯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안 및 하구 생태복원을 추진 중이며 천수만 하구 환경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 조성도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황도 인근 갯벌에 대한 연구용역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해양생태계 회복 문제는 해수유통이 정답”이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이어 “내년에는 바닷물과 민물이 중첩되는 기수역이 살아 있는 열린하구와 기수역이 사라진 닫힌하구의 해양생태계를 비교·분석해 문제점을 찾고 해결 방안을 제시토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승조 지사는 지난 8월 ‘지역과 함께 하는 혁신성장회의’에 참석, 천수만 부남호 역간척을 정부에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양 지사는 “가난하던 시절 식량 증산을 위해 갯벌을 마구 막아왔으나 둑으로 막혀 고인 물은 많은 환경비용을 유발하고 있으며 민간 투자 의지도 가로막고 있다”며 “부남호는 여러 역간척 후보지 중 장애 요인이 가장 적은 곳인 만큼, 부남호에서 우선 역간척을 시행해 새로운 해양생태도시 시범 모델을 삼고, 성과 검증 후 서해안 전역으로 확대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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