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립이천호국원장으로 부임하면서 국립이천호국원 구성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있다면 바로 ‘청렴과 배려’다. 청렴과 배려를 통해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에 대한 따뜻한 보훈을 실천하고 나아가 공정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오랫동안 관행이라는 탈을 쓰고 사회에 잠복해있던 다양한 방식의 차별과 불평등, 불공정한 사례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미투운동이 그러했으며, 갑질 사건, 채용 비리사건들이 그러했다. 그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일기도 했고 일정부분 사회에 책임이 있는 기성세대로서 청년세대를 보기가 부끄럽기도 했으며 나 스스로는 늘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는지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들이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불평등·불공정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사회에 주어졌다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청렴정책 등 일련의 개혁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얼마 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18년도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를 보면 앞으로 우리사회 부패가 현재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국민이 52.1%로 현재보다 부패가 늘어날 것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하는 국민(9.6%)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 사회 전반에 청렴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다만, 공무원 중 52.3%는 우리 사회가 청렴하다고 평가했지만, 일반국민은 7.5%만 이를 긍정해 공무원과 일반국민 사이에 청렴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청렴에 대해 국민이 바라는 기대치에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공직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청렴은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자 사회 전 영역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될 과제다. 불합리한 낡은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는 정부의 노력에 더하여 사회 구성원 각자가 생활 속에서 청렴을 실천하고 감시한다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커다란 동력이 될 것이다. 명나라 건국초 부패척결에 크게 활약하였던 명재상 ‘주신’은 각종 중대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무능한 탐관오리들을 심판하고, 억울한 백성들을 구제해 줌으로써 불안한 정세를 안정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로 지금도 중국인들로부터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공직자 한 사람 한사람이 ‘주신’과 같은 청렴결백한 정신을 가진다면 우리사회에 남아있는 반부패·청렴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확신하며, 아울러 2019년도에도 국립이천호국원 구성원들은 공직사회 청렴 실천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다짐해 본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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