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이영애 기자]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명칭을 변경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 등 일대에서 8년에 걸쳐 10차례 연쇄살인사건을 저지르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던 진범이 최근 밝혀졌다. 그동안 끔찍한 연쇄살인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인 화성시민들은 사건명에 ‘화성’이라는 지명이 붙여지면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진 도시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30여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오명을 짊어지고 살고 있다.
참다못한 화성시의회 박경아 의원이 '화성연쇄살인사건’ 명칭 변경 촉구를 발의했다. 이에 화성시의회 의원 21명 모두는 28일 기존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이춘재 살인사건’으로 명칭을 즉시 변경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며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명칭 변경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나섰다. 이날 결의문에 의하면 명칭의 변경은 지명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을 진범의 이름을 붙인 ‘이춘재 살인사건’으로 변경해 진범에 초점을 맞춘 합리적인 명칭이 될 것으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다. 또 경찰과 각종 언론사 등 미디어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화성시민 전체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만들고 있으니 ‘이춘재 살인사건’으로 변경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진범이 밝혀지면 사건에 범인 이름을 붙여 온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이나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처럼 이번 사건도 이춘재가 자백함에 따라 경찰의 조사가 마무리되고 공식적으로 진범을 밝히면 그리 어려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시에 사는 중학생 조모군(15)은 “유치원 때 별자리를 공부하며 인터넷 검색창에 ‘화성’을 검색하니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떴었다. 궁금해서 클릭했다가 그 사건을 알고 충격적 이었다”며 “최근에는 진범이 밝혀지면서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tv에서 방송되는 걸 봤다. 이제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다”고 말했다. 중년의 시민들은 “지금 화성시가 얼마나 발전했는데 아직도 타 도시 사람들은 화성에 산다고 하면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곳’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화가난다”며 “늦었지만 진범이 밝혀져 다행스러웠는데, 오늘 의회에서 큰일을 해 줬다. 시민들도 사건명칭 변경에 적극 나서겠다”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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