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안산시, 시화호 일대 국제‘람사르습지’등재 추진

생태계 환경 조사결과 천연기념물, 멸종 위기종 등 생물다양성 풍부

이영애 기자 | 기사입력 2014/09/24 [22:59]

안산시, 시화호 일대 국제‘람사르습지’등재 추진

생태계 환경 조사결과 천연기념물, 멸종 위기종 등 생물다양성 풍부
이영애 기자 | 입력 : 2014/09/2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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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가 시화호 일대를 국제‘람사르습지’등재 추진 중이다.
안산시(시장 제종길)는 24일 야생 조류 천국이자 생태계의 보고로 거듭난 시화호 일대의 ‘안산갈대습지공원’과 시화호 간척지 ‘대송단지 일원 자연습지’를 대상으로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국제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6월 30일 환경부에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종 등 다양한 생물종과 조류가 집단 서식하는 생태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안산갈대습지공원과 시화호 간척지인 대송단지 일원 자연습지 두 곳을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람사르습지로 등록해 줄 것을 공식 건의했다.
습지보호지역 지정은 환경부, 국제 람사르습지 등록은 람사르협약 사무국의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시는 등록 기준 9개 항목 가운데 4개 항목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람사르습지는 람사르협회가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 지리학적 특정을 가진 곳이나 희귀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 보호하고 있다.
한국의 습지는 2014년 기준 우포늪, 신안 장도습지, 순천만 등 19개소가 등록돼 있으며 안산갈대습지공원과 대송단지일원 자연습지가 람사르습지에 등재된다면 국내 인공습지로는 첫 등록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 국내최초 대규모 인공습지로 조성된 안산갈대습지공원
시화호 상류의 수질개선을 목적으로 지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국내최초 대규모 인공습지로 조성된 안산갈대습지공원 일원은 안산시 사동·본오동과 화성시 비봉면·송산면 일대에 걸쳐있는 공유수면(면적 103만 7500㎡)으로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화호 상류에 모이는 여러 하천 수질을 정화하기 위해 약330억 원을 들여 조성한 인공습지다.
시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생태계 조사 용역을 실시한 결과 조류는 원앙(천연기념물 327호)과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 멸종위기종 2급), 참매(천연기념물 32호. 멸종위기종 2급), 뜸부기(천연기념물 446호. 멸종위기종 2급),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호. 멸종위기종 2급) 등 천연기념물 11종과 멸종위기종 9종 등 111종 2929개체의 조류가 관찰됐다.
양서·파충류는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와 금개구리 2종이 발견됐으며 포유류는 멸종위기종 2급인 삵 1종과 고라니, 너구리 등이 다수 발견됐다.
특히 지난 3월엔 생태계 복원을 위해 서울동물원에서 태어나 이곳 갈대습지에 방사된 삵 5마리 가운데 3마리는 방사 이후 한 달 간격으로 숨진 채 발견됐지만 남은 두 마리는 습지에 정착해 숭어와 쥐를 사냥하는 등 시화호의 최고 포식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 1994년 시화방조제 물막이로 바닷물길이 막히면서 사라졌던 참게가 조력발전소를 통해 바닷물이 대규모로 유입되고 수중 생태계도 되살아 20년 만에 처음으로 갈대 습지에 참게 떼가 돌아오기도 했다.
2002년 5월 문을 연 갈대습지공원은 안산 구경(九景)중에 하나로 환경 생태관과 관찰 데크, 연못, 인공 섬, 야생화 꽃길을 갖추고 있으며, 연인원 20만 명의 탐방객들이 찾는 생태공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2012년 12월부터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안산시가 시설물을 인수받아 운영하고 있다.
△시화호 간척지인 대송단지 일원의 자연습지
시화호 남측 대송단지 간척농지개발사업내 저류지로 조성된 자연습지인 이곳은 공유수면 441ha로 안산시 대부동과 화성시 송산면 일대에 걸쳐있다.
지난 1994년 1월 시화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공되면서 농업용지로 태어났으나 방조제로 바닷물이 막히면서 수질이 악화돼 환경오염이 가장 심각했던 장소 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정부가 2000년 12월 시화호 담수화를 공식 포기하면서 다시 바닷물이 드나들며 생태계가 살아났다.
최근 먹이가 풍부해지면서 세계적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 백로와 노랑부리 저어새 등 수많은 철새가 찾고 있다.
시는 멸종위기종 등 종 다양성 면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조류 서식지이고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이 지역을 국제 람사르습지로 등록해 습지의 우수성을 알리고 각종 개발 행위로부터 훼손 방지와 체계적인 생태계 보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시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대송단지 일대에 서식하는 조류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개체수가 관찰된 천연기념물 큰고니(201호)와 원앙(327호), 황새(199호), 노랑부리저어새(205호), 노랑부리백로(361호), 황조롱이(323호), 흑두루미(228호), 검은머리물떼새(326호), 소쩍새(324호) 등 천연기념물 15종과 멸종 위기종 18종 등 129종 18만 5704개체가 관찰됐다.
대송단지 일원 습지에서 번식이 확인(둥지, 새끼) 됐거나 번식 가능성이 높은 조류는 뿔논병아리와 개개비, 논병아리, 꿩 등 57종으로 이 중 겨울철새인 뿔논병아리가 북쪽으로 떠나지 않고 시화호 간척지 일대에서 대량 번식하는 모습이 지난해 5월 KBS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뿔논병아리가 대량 번식하는 것은 생태환경이 안정돼 수생식물과 물고기 등 먹이가 풍부해진 덕분으로 보인다.
시는 갈대습지공원과 시화호 간척지내 자연습지 보호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시는 또 서식지 보호·관리를 위해 인공섬을 설치하고 조류 휴식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종 다양성 증대를 위해서 겨울철새 먹이 주기와 배스와 블루길, 붉은귀거북 등 생태교란종 실태조사와 퇴치작업을 확대하고 환경단체와 전문가로 구성된 습지보호자문단을 구성해 생태 모니터링 등 연구·조사와 국내외 자연보호활동단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생태관찰 편의시설과 탐방로를 설치하고 지역주민을 습지해설자로 양성해 생태탐방학습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등 환경 보전 의식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한때 오염의 대명사로 불렸던 시화호로 인해 도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던 안산시는 글로벌 생태관광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이번 습지보호지역 지정과 람사르습지 등록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종길 시장은 “한때 시화호로 인해 시 이미지가 큰 타격을 받았으나 이제는 생명의 호수로 거듭난 시화호가 안산의 보고(寶庫)중 하나인 만큼, 시화호 일대의 습지를 하나로 잘 묶어 환경도 보호해 나가면서 습지의 생태적·경관적 가치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세계적인 환경·문화 생태도시’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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