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주하이시, 15년간 끈끈한 우정 계속돼지난 2006년 국제우호도시 체결 이후 활발하게 이어진 공공·민간 교류
[경인통신=한정민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는 해외 도시들의 상징물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팔달구 인계동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에 있는 ‘주해어녀상(珠海漁女像)’이 그중 하나다. 어망을 두르고 바지를 걷어 올린 어녀가 커다란 진주를 감싼 두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린 모습의 주해어녀상은 중국 주하이시의 랜드마크로 여겨지는 상징물이다. 주하이시가 2011년 수원시와의 우호도시 결연 5주년을 기념해 주하이시 바다에 있는 것과 똑같은 조형물을 기증한 것이다. 2021년 주하이시와의 우호결연 15주년을 맞아 양 도시의 오랜 우정을 되돌아본다.
◇중국 최초의 경제도시특구 주하이시 중국 주하이시는 중국 광둥성 중남부 연해 주장강 하구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해외 여행지로 매우 친숙한 홍콩, 마카오와 연접한 중국 남쪽 해안 도시다. 면적은 약 1724㎢로 수원시(약 121㎢)의 14배 규모이고, 인구는 약 243만 명으로 수원시(121만 명)의 2배 수준이다. 146개 섬이 포함돼 ‘여러 섬의 도시’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연평균 기온이 22도에 달하며 1월 평균기온이 7도를 웃도는 아열대 해양성 기후다. 주하이시는 중국이 최초로 조성한 경제특구 중 하나다.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홍콩, 마카오와 삼각 벨트를 형성하며 개방경제의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2018년 10월 개통한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홍콩과 30분 만에 연결된다. 세계 최장 해상교량인 강주아오대교는 총 55㎞ 길이로 홍콩, 주하이, 마카오를 Y자 형태로 연결한다. 이 중 7㎞ 구간은 해저터널이다. 강주아오대교를 통해 지리적으로 연결된 도시의 경제를 첨단기술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의 중심에 주하이시가 있는 셈이다. 오페라하우스와 창롱해양왕국, 해변공원 등의 관광지가 유명하고, 세계 4대 항공전 중 하나인 중국항공항천박람회가 격년마다 열린다. 특히 중국 5대 공기청정도시, 친환경 해양관광도시, 국가급 생태보존도시 등으로 지정돼 있어 우리나라 환경수도를 표방하는 수원시의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수원시-주하이시의 15년 교류·협력 수원시와 주하이시의 국제우호도시 결연은 지난 2003년 8월 수원을 방문한 왕순생 주하이시 시장이 우호도시체결 의사를 표명하면서 추진됐다. 수원시에서도 주하이시를 방문하고, 우호도시체결을 위한 실무적인 상호 방문이 이어진 끝에 2006년 8월 23일, 수원시와 주하이시의 우호도시 협약이 공식 체결된 이후 수원시와 주하이시는 15년간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수원시는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인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에 매년 주하이시 대표단을 초청한다. 주하이시는 이에 화답해 수원화성문화제에 대표단을 파견, 개막식 등 각종 공식행사에 참석해 국제적 행사로 품격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대표단은 수원의 박물관과 미술관, 다양한 관광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는 한편 한복과 다도 등을 체험하며 한국과 수원의 문화를 접하는 문화사절단 역할도 한다. 주하이시도 각종 국제행사에 수원시를 공식 초청한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세계적인 규모로 개최되는 중국항공우주박람회와 우호사절교류회 등에 수원시 대표단이 초청을 받아 참가한다. 뿐만 아니라 경제와 기업지원 연수, 미술 교류단, 음식문화축제, 학생과 청소년 교류 등 민간분야의 활발한 교류도 이어 왔다. ◇코로나19 이후 더욱 돈독해진 우정 십 수 년 간 교류하며 쌓은 주하이시와 수원시의 깊은 우정은 위기 상황에서 특별한 빛을 발했다. 지난해 초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부족 사태가 심각하던 상황이었다. 시민들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 수급이 절실했던 염태영 수원시장은 3월 초께 “수원시민을 위한 마스크를 지원해 준다면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간절한 바람을 담아 자매도시 시장들에게 긴급한 서한문을 보냈다. 당시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던 주하이시는 수원시의 SOS에 마스크 2만 장을 보내겠다고 응답했다. 서한문을 보낸 지 한 달 만에 가뭄 속 단비처럼 수원시에 도착한 주하이시 마스크에는 ‘도불원인, 인무이국(道不遠人, 人無異國)’이라는 통일신라 시대 학자 최치원의 시구가 붙어 있었다. ‘도는 사람과 멀리 있지 않고, 사람은 나라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뜻이었다. 2020년 7월은 주하이시 경제특구 건립 40주년을 기념하는 경사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직접 방문해 축하를 전할 수 없던 수원시는 축하 영상과 수원시 홍보영상을 만들어 보내며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축하 영상은 주하이시 오페라하우스 외벽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 달 넘게 상영돼 주하이시 시민들에게 전달됐다. 꾸준한 양 도시의 우호협력 관계에 대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지난 4월 15주년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내 두 도시의 우정을 칭송하고 “수원시와 주하이시는 우호결연을 맺은 이후 다양한 교류와 상호방문을 이어 한중 관계 발전을 촉진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양 도시의 협력이 국제적 모범을 보여줬으며 한중 우호교류 역사에 또 하나의 미담을 남겼다”고 전했다. 수원시와 주하이시는 지난 8월23일부터 ‘2021 수원시-중국 주하이시 우호도시 15주년 기념 온라인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한국사진가협회 수원지부 회원 50명과 중국주하이사진가협회 회원 35명이 ‘나의 아름다운 도시’를 주제로 담아낸 수원시와 주하이시의 아름다운 절경을 누구나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말까지 계속된다. ◇수원시 국제교류는 멈추지 않는다 수원시는 주하이시를 비롯한 17개 도시와 국제자매·우호 결연을 맺어 교류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카와시와 1989년 10월 최초로 국제자매결연을 체결한 이후 △중국 지난시(1993년 10월) △호주 타운즈빌(1997년 4월) △인도네시아 반둥(1997년 8월) △터키 얄로바(1999년 6월)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1999년 6월) △멕시코 톨루카(1999년 11월) △모로코 페즈(2003년 2월) △베트남 하이즈엉(2004년 7월) △캄보디아 시엠립(2004년 7월)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2005년 6월) △브라질 쿠리치바(2006년 7월) △독일 프라이부르크(2015년 11월)와 국제자매결연을 맺었다. 또 △일본 후쿠이(2001년 12월) △중국 주하이(2006년 8월) △중국 항저우(2009년 10월) △대만 가오슝(2019년 2월) 등은 국제우호결연을 맺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교류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원시는 국제자매도시와 긴밀한 우호 관계를 다져나가고 있다. 캄보디아 시엠립주 프놈끄라옴 수원마을은 올해까지 4단계에 걸쳐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이 진행돼 마을기반시설과 수원중·고등학교 등 자립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으며, 올해 초에는 마을 도로포장 공사를 자체적으로 추진하던 수원마을 주민들이 수원시의 도움으로 공사를 마무리하면서 ‘합 쩌어 프놈끄라움-수원 우정의 길’이라는 표지석을 건립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0월 독일 프라이부르크시에는 SC프라이부르크 축구장 앞에 1.5㎞의 수원가로수길이 조성됐으며, 수원에서는 광교호수공원 내 산책로에 프라이부르크 산책로가 조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지난시에 화성행궁을 모티브로 한 궁궐정원 양식의 ‘수원정원’을 조성하는 사업이 양 도시의 협력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한중 문화교류 해’ 첫해인 올해 국제우호결연 15주년을 맞은 주하이시와 교류의 폭을 넓히고 우호의 기반을 튼튼히 다질 수 있는 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며 “수원과 주하이 시민들이 두 손을 맞잡고, 마스크 뒤에 가려진 서로의 밝은 미소를 볼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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