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의 생일을 큰 박수로 축하한다. 흔히 언론을 사회의 공기(公器)라고들 한다. 경인통신의 탄생으로 그만큼 소중한 사회 공동의 자산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지역으로서는 이만저만한 경사가 아니다. 마치 집안에 오랫동안 기다리던 귀한 옥동자가 태어나듯 축복받을 만한 일인 것이다. 아기의 탄생을 즐거워하는 데는 단순한 새 생명의 등장이라는 환희를 넘어서 기대와 희망이 항상 뒤따르게 돼 있다. 그렇다면 경인통신에 지역사회가 거는 기대와 희망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경인통신은 지역공동체의 것이어야 할 것이다. 지역이 아끼고 사랑하는 지역민 모두의 언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역이 목말라 하는 것이 무엇인가, 지역이 가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역이 아파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관하여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는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의 공기와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지역의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고 치열한 고민을 기대해 본다. 또 하나 바라고 싶은 것은 특정의 이념적 틀을 과감히 넘어서서 지역의 모든 가치를 담아내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이념적 양극화로 인한 갈등과 투쟁으로 멍이 들대로 들어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다양성이 반목과 분열이 아니라 화합과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야 말로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많은 언론이 특정 가치에 경도되어 그것만을 고집하는 우를 범하고 있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공론(公論)의 장이 아니라 공론(空論)의 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어떠한 공동체건 다양한 집단과 개체가 더불어 살고 있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나와는 다른 그 무엇을 존중하는 정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경인통신에 대해 광폭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주문하는 것은 바로 그와 같은 이유에서다. 욕심을 더 부리자면, 사회의 어두운 측면과 밝은 측면을 골고루 비추는 균형감각을 기대해 본다. 달은 햇빛이 비치는 밝은 면만 우리에게 보여 준다. 어두운 반쪽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보이는 부분만 달의 전체 모습인양 착각한다.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 호되게 질타하는 것도, 숨어 있는 미담을 발굴해 장려하는 것도 언론이 해야 할 몫이다. 잘 나가는 사람들의 성공담 못지않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된 스토리도 꼭 챙겨봐야 할 우리의 자아상일 것이다. 지역의 문화와 유리된 지역언론은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경인통신은 지역문화 창달의 기수가 돼 주기를 바란다. 이 지역에서 면면이 이어져 내려오는 유무형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 무수히 많을 것이다. 이것들을 발굴해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도 경인통신이 담당해 줬으면 하는 기대다. 문화유산을 찾아내 보존하는 것도 물론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보존에만 그친다면 그것은 박제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남아 있는 문화유산을 꿰매어 현대적인 생각과 언어로 스토리텔링화 한다면 과거의 전통이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쉬는 우리 삶의 일부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상의 것들이 우리가 경인통신에 거는 기대라면 경인통신의 입장에서 보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이 지역에는 풍부한 인적 자원이 각계각층에 포진해 있다. 이들의 폭넓은 참여가 있다면 그와 같은 과제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인통신의 미래가 밝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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