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조용하니까 살만하네” 시끄러운 환경에서 벗어날 때 하는 말이다. 여러 사람들은 고요한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한다. 조용함은 명상을 하게해 일상의 복잡하고 시끄러운 생활에서 자그마한 여유를 찾게 된다. 선진사회는 자동차 경적도 울리지 않고 서로 윽박지르며 싸우지도 않는다. 법적 보장 장치나 행정이 체계화 돼 있어 조용함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인한 갈등은 종종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예전엔 관공서나 은행에서 큰소리를 치며 담당자를 창피하게 하여 일을 빨리 처리하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1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70데시벨 정도 나오는 공사장 돌 깨는 소리를 듣다보면 귀가 먹먹해지고 다른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어느 유치원생은 집회현장을 지날 때면 확성기 소리에 귀를 막고 지나가기도 한다. 확성기 소음은 순간순간 너무도 강해 전화업무를 볼 수도 없고 심지어 대화를 할 수도 없다. 집회현장의 음식점들은 손님이 들어오질 않는다고 아우성이다. 강력한 소음을 실제 측정 해보면 65데시벨에서 90데시벨 이상을 왔다 갔다 하다 결국 평균소음은 65데시벨 정도 이하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이웃들과 고통스러워하는데도 어쩔 수가 없다. 환자들이 평온하게 쉬어야 하는 병원, 아이들이 공부하는 도서관, 불경기에도 부지런히 일하는 광장 주변 상인들은 소음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한다. 이에 정부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소음 기준이 강화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해 지난 22일부터 시행했다. 집시법 시행령 개정으로 집회 소음의 허용 범위는 주간에는 75㏈, 야간에는 65㏈ 이하로 바뀌었다. 종합병원·공공도서관도 주거지역과 같은 엄격한 기준(주간 65㏈, 야간 60㏈)을 적용받는다. 집회는 소중한 국민의 권리이므로 보호돼야 한다. 하지만 무한정 소음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회를 개최하는 시민들은 절실하니까 그런다고 생각 하지만 다른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 된다. 소리를 낮추면 시민들이 더 귀를 기울일 수도 있다. 앞으로는 남을 배려하는 문화, 타인을 방해하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적 풍토가 자리 잡을 것이다. 확성기는 자기표현의 도구는 될 수 있지만 타인의 평온을 방해하거나 고통스럽게 하는 물건은 아니라고 본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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