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서울특별시 교육감 조희연입니다.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이하여 교육가족 모두에게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성과만을 남긴 채 많은 부분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국민과 함께 하는 미래형 교육과정을 표방했던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많은 논란 속에 국가교육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교육부가 확정·발표를 하였습니다. 자유민주주의 표현을 그대로 유지했고, 민주시민교육, 생태전환교육, 노동교육 및 제주4.3과 5.18민주화운동은 미흡하게 반영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성평등 교육 관련해서는 시대정신과 국제적 흐름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물론 지역 및 학교 교육과정의 근거를 마련한 것은 이번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남긴 소중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교육과정의 실행 과정에서 미래세대를 책임질 우리 아이들의 삶과 연계된, 모두를 위한 교육과정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전국의 시・도교육감들은 중요한 교육적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학생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돕는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을 위해 노력하여 모든 학생이 개인적, 사회적으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예산을 지키겠습니다. 지방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교육감 특별위원회, 공동대책위원회의 대응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방교육재정 확보 문제는 제한적 성과를 얻는 정도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지방교육재정 수호를 위해 애써주신 국회의원, 17개 시・도교육감님과 공대위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제안했던 별도의 ‘고등교육교부금법’ 제정을 통한 안정적인 고등교육 재정의 확보가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문제 인식에 귀 기울여 유·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이 상생,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주시기 바랍니다. 교육감 선거 제도는 교육자치를 훼손하는 방향에서 논의되어서는 안 됩니다. 현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는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교육감 선거 제도 개편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러닝메이트제는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에서 나타난 일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학생과 교육을 생각하기보다는 정당과 정치권에 줄서기를 조장하고,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입니다. 2021년 KEDI에서 실시한 교육여론조사, 2022년 12월에 경향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일관되게 ‘교육감 직선제 유지’ 의견이 높게 나오는 것은 국민들의 교육정책 결정에 대한 참여 의지가 높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치권은 이런 국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교육자치 흔들기를 중지해야 합니다. 교육감들은 지난 30여 년간 교육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자율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교육자치를 정착시켜 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교육자치를 더욱 풍성하게 꽃 피운다는 마음으로 선거공영제 도입, 충분한 정책홍보 기회 마련 등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도 개편에 앞서 여야 정치권은 시도 교육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최근 교육부는 유보통합을 비롯한 유・초・중등 교육정책을 연이어 발표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이 유·초·중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시・도교육감들과 아무런 논의 없이 추진된다면 교육 현장에서 안정적인 정착과 이로 인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육의 방향이 잘못되면 다시 바로 잡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일수록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서로 소통하며 협력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학교 현장과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2023년 새해를 맞아 17개 시・도교육감들은 한 명 한 명 모두가 협의회장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토론하고 소통하며 교육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아울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며 국가 교육정책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의견과 요구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네크워크와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2023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주요 추진 사업으로 현장에 필요한 교육정책 연구 추진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및 각론 고시에 따른 17개 시・도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한 지원, 혁신미래교육 발전을 위한 시・도교육청 간의 정책 공유와 협력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아울러 교육주체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교육 현안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교육이 헌법에 명시한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고 미래세대를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역할 수행에 최선의 역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교육에 있어서는 너와 내가 있을 수 없고, 진보와 보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오로지 학생만을 생각하며 하나 되어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변함없는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1월 4일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조희연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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