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정이품송 품은 수원 만석공원, 忠과 孝 잇는 역사문화 명소로 떠올라‘충’의 상징 정이품송 후계목 3그루, ‘효원의 도시’ 수원 만석거에 터 잡아
[경인통신] 경기도 수원시 만석공원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족구장 옆 소나무 3그루가 눈에 띈다. 각기 세 방향으로 받친 지주목 색깔이 노릇하고 바닥 흙빛이 불그스레한 것이 한눈에도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천연기념물로 잘 알려진 600년 노거수(老巨樹) 속리산 정이품송의 후계목들이다. 공원과 소나무를 접목한 물리적 공간에 충과 효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아낸 발상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안내판 아래쪽엔 충북 보은군에서 유전자 검사로 정이품송 후계목임을 확인해 발급하는 ‘정이품송 자목(子木) 인증서’가 붙어있다. 지금으로는 장관급이다. 조선 7대 임금 세조가 종양 치료차 속리산 법주사로 가던 길에 가마가 소나무에 걸리자 나무가 스스로 가지를 들어 길을 터줬다고 한다. 세조가 기특히 여겨 나무에게 그리 높은 벼슬을 내렸고, 정이품송은 임금을 섬기는 ‘충’의 상징이 됐다. 가난한 백성들이 날마다 소나무를 땔감으로 베어가자 나뭇가지에 엽전을 매달아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엽전으로 땔감을 사서 쓸지언정 소나무는 베지 말란 뜻이었다. 경기도 지방기념물로 지정된 수원 ‘노송지대’가 그렇게 생겨났다. 지금 만석공원의 정이품송 후계목이 자리 잡은 곳이 그 옛날 노송길 곁이라 의미를 더한다. 최상규 장안구청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이 뜻깊은 순간을 축하했으며, 주민자치회 등 주민들도 삽으로 흙을 보탰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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