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관장 김기섭)은 5월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26회 전국박물관대회에서 ‘올해의 박물관·미술관상’을 수상했다. 출판물 부분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책은 2022년 11월 간행한 『풍양조씨 회양공파 후손가 기증유물』 보고서이다.
이 책은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준비해 온 유물 기증 사업의 결실인데, 여느 기증보고서와 달리 유물 이해에 필요한 사진자료를 관련 정보와 함께 풍부하게 실어 흡사 재미있는 전시도록을 연상케 한다. 주요 내용은 고(故) 조성원님을 비롯한 가문의 후손들이 2018년 11월 풍양조씨 회양공파 묘역을 옮기면서 수습한 조선시대 복식, 지석 등 유품부터 대대로 보관해온 고서 및 초상화까지 2019~2022년 3차에 걸쳐 경기도박물관에 무상기증 또는 위탁한 총 181건 586점 중 주요 유물을 선별해 알기 쉽게 해제, 번역, 정리한 것이다. 풍양조씨 회양공파는 조선후기 조상기-조환-조진명-조득영-조병현-조구하 6대를 이어간 경기 사대부 가문으로 19세기 세도정치의 주축세력이었다.이 가문은 조선 후기 정치사 연구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가문의 움직임 및 개인 행적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각별하다. 특히 조환, 조득영, 조병현 3인의 초상, 조상기~조병현 5대에 걸친 석제/백자/토제 지석, 1787년 조환의 연행기록인 필사본 『연행일록』 등은 그동안의 연구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자료들이어서 학계 전문가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도록 형식의 보고서는다양한 기증유물을 내용에 따라 분류해 ①초상, ②가계 기록, ③저술과 활동, ④출토 복식, ⑤고문서와 민속 등 총 5부로 구성했다. 그리고 각 유물에 대한 해제와 번역, 전문연구 5편을 수록하여 유물의 가치를 밝혔다. 특히 한때 1839년 기해박해(己亥迫害)의 중심인물로 잘못 알려졌던 조병현에 대해, 당시 박해의 주도자는 순원왕후와 비변사였으며 조병현은 당시 형법을 집행하는 형조판서였을 뿐이므로 그가 기해박해의 중심인물이라는 인식은 재고해야 한다는 임혜련 한남대 연구교수의 논고에서 최근 학계의 연구동향을 재확인했다.기해박해는 조선왕조가 1839년 3월부터 12월까지 서양인 선교사 3명을 비롯해 100여 명을 처형하거나 고문해 순교시킨 사건이다. 부록의 지석 및 유서 번역문중에는 자손들이 장례를 지내고 제사를 지내면서 번거롭게 수고하는 일을 줄여주려고 상례, 장례, 제례 등의 간소한 절차와 제사상에 올리는 제수 물품까지 간소화하여 적어놓은 조환의 유서, 상례를 치르면서 허약한 두 아들이 건강을 상하지 않도록 음식 등 생활방법을 상세히 적어서 아버지의 자식 사랑을 절절하게 나타낸 조병현의 유서,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자 저승에 가서 두 아들이 효도했음을 잘 알릴테니 나를 걱정말고 나라에 충성하라는 뜻을 짧게 적은 조병현의 절명시 등이 특별히 눈에 띈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기증·위탁자의 뜻을 잘 기리고 유물의 가치를 잘 살리기 위해 손상된 유물 보존처리에 힘쓰면서유물의 스토리를 개발하여 전시와 교육자료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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