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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전 독일 총리 “연정, 대한민국 확산 기대”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5/05/23 [22:17]

슈뢰더 전 독일 총리 “연정, 대한민국 확산 기대”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5/05/23 [22:17]
슈뢰더 전 독일연방총리가 전국 최초로 경기도의회에서 강연을 했다.
‘독일통일, 연정경험과 한국에의 조언’이라는 주제로 성공적인 경기연정과 통일한국에 대해 특별강연이열린 22일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남경필 도지사, 이재정 교육감과 공무원, 언론인 등 4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슈뢰더 전 총리는 통일을 대비하는 한국에 대해 “대한민국 통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독일이 통일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해법을 소개하고 연정을 통한 안정적인 정치 환경이 통일에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또 연정을 추진 중인 경기도에 대해서도 “정당간의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며 “어떤 타협은 고통이 수반될 수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평화로운 국정을 운영하는 데 연정은 장점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이 정당을 초월해 협력한 경험을 듣고 싶다고 하셨는데 별로 필요치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경기도에서 이미 정당을 초월한 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경기연정을 높이 평가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연정은 두 개의 다른 뿌리에서 나서 하나의 성공을 위해 함께 자라나가야 한다”며 독일의 사례를 들어 경기연정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나치로 인해 1민주주의는 실패로 끝났지만 이를 통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국가 안녕을 위해 이념이 다르더라도 정당들이 서로 신뢰하고 화합해야 한다는 것을 학습할 수 있었다”며 “연정은 평화로운 국정운영에 도움을 줬으며 함께 합의점을 찾아나가는 정치문화를 자리 잡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에서 화합을 시작했다. 협력이란 항상 상호존중과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때만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슈뢰더 총리는 특히 사람을 어떤 통일정책보다 우위에 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청난 비용과 고통스러운 개혁이 필요한 게 통일이다. 그러나 비용은 감당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분단으로 강제로 헤어진 가족이 다시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북한은 핵을 개발하면서 타국에게 경제원조를 요청하는 두 가지를 함께 병행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그러나 한국이 신뢰형성을 위해 북한에 내민 손을 힘든 길이 되더라도 거둬서는 안 된다. 경기도가 북한과의 대화를 여는 선구자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또 분단과 전쟁을 겪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통일에 대해서는 양국의 차이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는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국가이고, 한국은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다. 동독과 서독은 다른 체제였지만 서로 전쟁을 한 적이 없고 늘 대화의 정치를 해왔다”고 설명하고 “체제의 경계를 넘어 대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긴장을 완화하는 정책이 통일과 화해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슈뢰더 전 총리의 강연에 이어 경기도 연정과 통일한국을 대비하는 지자체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 교환도 이뤄졌다.
이재준 의원(새정치민주연합, 고양2)의 “연방총리로 집권하였을때는 통일 후 사회적 갈등이 많은 시기였는데 사회적 통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슈뢰더 전 총리는 “동-서독을 구분짓는 게 베를린장벽만은 아니었다”며 “사람들 마음속에 세워진 벽을 허무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답했다.
또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의원(수원5)의 “대통령제 국가의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연립정부가 그 기능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집행부나 의회도 선거에 의해 선출된 기관이기 때문에 타협과 상생을 통한 연정을 통해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득구 경기도의회 의장은 “어떤 문제이든 인간을 중심에 두고 사고해야 한다는 슈뢰더 전 총리와 ‘사랑중심, 민생중심 의회’를 실현하려는 경기도의회가 서로 ‘인간 중심’의 가치를 공유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향후 경기연정과 통일한국 속 경기도의 청사진을 그리는 데 필요한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재임기간 동안 사민당과 녹색당 연정을 성사시키고 안정적인 정치 환경 속에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하르츠 개혁을 통해 독일 2의 경제 부흥기를 이끈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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