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종합) 일본대사관 앞 분신 80대 노인 끝내 숨져

故 최현열씨, 분신 전 유서 통해 한 맺힌 절규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5/08/22 [01:17]

(종합) 일본대사관 앞 분신 80대 노인 끝내 숨져

故 최현열씨, 분신 전 유서 통해 한 맺힌 절규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5/08/22 [01:17]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허준 교수 브리핑사진1.jpg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분신했던 80대 노인이 끝내 숨졌다.
지난 12일 전신 56% 화상을 입고 한림대한강성심병원에 긴급 후송된 80대 노인 최현열씨가 죽음과의 사투를 견디지 못하고 영면에 든 것이다.
최현열 옹은 후송 당시 중증상태로 전신의 반 이상인 56%에 화상을 입었고 그 중40% 이상이 3도 화상이었다.
특히 상반신 안면부 화상이 심했고 흡입화상이 동반된 상태로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후송 후 인공호흡장치를 달고 치료를 받았지만 13일 급격히 혈압이 떨어져 응급 수액치료를 받고 상태가 안정돼 142시간 동안 죽은 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1차 수술 후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던 최 옹은 이틀 뒤부터 패혈증 상태로 되면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든 급성신부전상태에 빠졌다.
병원은 투석기를 통해 환자상태를 유지했지만 최 옹은 21일 오전 64분 패혈쇼크로 이승과의 끈을 놓고 말았다.
장례는 최씨의 거주지인 전남 광주에서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최 옹은 유공자로 추서받지 못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분신하기 전 남긴 유서에는 일본의 과거사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과 후손들에 남기는 당부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최 옹은 유서에서 "양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일본은 아직도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를 뉘우칠 줄 모르고 있으니 뻔뻔한 행위를 보고 더는 참을 수가 없다. 아직도 자기들의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고 사죄 한번 없이 자칭 일등 국민이라 하면서 독도를 자기들 땅이라 우기고 동해를 일본해라 기재하고 있는 저들의 심보, 아직도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알고 조샌징으로 아는 일본은 세계인의 지탄을 받을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개탄한 뒤 광복이 돼 나라는 찾았어도 친일파 민족반역자들과 일제에 동조했던 부유층 그리고 영어나 소련 글을 좀 배웠다는 친미 친소주의자들은 자기들 애국심 때문에 나라를 찾았다고 각 분야에서 실권을 쥐고 나라를 다스리면서 낯짝 좋고 파렴치하게 거리를 떵떵거리며 활보하고 다니고, 독립유공자들의 자손들은 거리를 해매고 있지만 한일관계를 우리 손으로 해결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으니 지금도 홀러 서지 못하고 남의 도움이나 받고 사는 원통한 민족이 되고 말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나는 민족더러 들으라고 외치고 싶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일제를 타도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과제다. 개똥 속에도 진리는 있고 정의는 녹슬지 않았다. 금년이 해방 된지 70년이 됐어도 한일문제는 이 모양이 꼬락서니로 질질 끌고만 있으니 민중의 가슴은 용솟음치고 있다. 우리가 싸우다가 쓰러지고 또 쓰러져 불구자가 돼도 나라를 지키려는 굳은 의지로 대통령을 위시해서 온 국민이 불 칼을 쥐고 불속이고 물속이고 뛰어들어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절규했다.
이어 과거를 반성할 줄 모르는 나라는 미래도 없다. 지금도 일본의 속셈은 알 수 없고 하는 행동은 괘씸하지만 과거사는 과거사로 돌리고 자기들의 잘못을 빨리 뉘우쳐 가깝고도 먼 나라 만들지 말고 다정한 이웃으로 살면 얼마나 좋으련만 아베 정권은 아직도 반성할 줄 모르고 있고 나라를 걱정해야 할 위정자들은 나라야 어찌됐건 날만 새면 이해관계로 싸움질이나 하면서 백성의 아우성 소리를 동네 개 짖는 소리나 귀찮은 모기 소리로 듣지 말고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민초들의 어려움까지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고 꾸짖었다.
최 옹은 특히 국수 보수주의 단체 아베 정권과 맞서 싸우려면 시들어가는 민족혼을 회복시켜 쇠보다 단단한 가슴이 되도록 녹슬고 정체된 우리들의 정신부터 뜯어 고치고 우리들의 삶에 불을 붙여 생존의 힘 부활의 힘으로 정의로운 역사를 찾아 화랑도 정신과 이순신 장군 같은 결연한 의지, 3.1정신으로 온 국민이 똘똘 뭉쳐 물방울이 돌을 뚫는 심정으로 일제의 만행을 막아내고 아직도 식민지 같은 함수를 느끼는 왜놈들의 콧대를 꺽어 버려야 한다고 당부하며 역사는 무거운 짐이다. 말로만 애국, 애국 천번 만번 떠벌이면 무슨 소용이 있나  속담에 산을 만나면 돌아가는 법을 터득하고 물을 만나면 헤엄쳐 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우리도 이제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 말할 수 있는 입, 생각할 수 있는 두뇌를 가지고 있는데 무엇이 두려운가  대책 없이 당할 수만은 없다. 바른 역사 찾기 위해서는 싸울 줄도 알아야 하고 죽을 줄도 알아야 한다. 바람개비를 만들었으면 바람이 불기를 기다릴게 아니라 양손에 태극기를 바람개비처럼 쥐고 일장기 히노마루를 짓밟으며 힘차게 달리면 바람개비는 저절로 돌아가는데 가만히 뒷짐 지고 바라보고만 있으면 무슨 일이 해결되나  멀리 광주광역시에 살면서 작년 10월부터 여러 차례 일본 대사관 앞 수요행사에 개인적으로 참가하면서 느낀 것은 비가 오나 눈보라가 치나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 목이 터져라 외치기도 하고 하소연도 해보지만 정부의 반응이 조금도 없는 것을 보고 너무도 안타까웠다라는 한 맺힌 속내를 털어 놓은 최 옹은 결국 머나먼 영면의 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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