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창경 70주년을 맞는 경찰의 날 이었다. 뜻 깊은 경찰의 날을 축하하는 기념식과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평소 우리 사회에서 묵묵히 헌신하고 봉사하는 분들과 경찰업무 발전에 기여한 일반 시민들에게 표창장과 감사장을 수여했다. 수상자 가운데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분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결혼이민자 아나스타시아씨(35)다. 아나스타시아는 2003년 한국에 처음으로 입국해 한국인 남편을 만나 가정을 꾸린 두 아이의 엄마다. 자녀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했고 그러다가 경찰서에서 외국인 사건 발생 시 통역을 담당하는 민간통역요원이 됐다. 야간이든 휴일이든 사건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나와야 하는 통역요원 활동이 쉽지 않지만 그녀는 경찰업무에 흥미와 애착을 가지게 돼 3년 전부터는 경찰관 채용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그녀는 경찰을 만나면 항상 감사하다는 인사를 한다. 자칫 우리 사회에서 소외돼 이방인으로 전락할 수 있는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에 관심을 갖고 자신들이 우리 사회에서 무언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다. 그런 그녀는 항상 경찰의 날이 되면 꽃을 선물한다. 벌써 8년째다. 외국에서 온 결혼이민자가 대한민국 경찰을 챙겨주는 것이다. 그녀는 범죄를 저지르고 조사를 받는 모국인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한다. 낯선 이국땅에서 가족을 위해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지 범죄를 통해 이득을 취하려고 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녀가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시민으로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는 경찰에게 꽃을 선물하지만 진짜 선물은 그녀가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시민으로, 대한민국의 구성원으로 당당히 자리 잡은 것이다. 아나스타시아씨! 진짜, 선물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