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안희정號 침몰, 위기의 충남도정

조홍래 기자 | 기사입력 2018/03/07 [22:52]

안희정號 침몰, 위기의 충남도정

조홍래 기자 | 입력 : 2018/03/07 [22:52]
안희정 트위터.jpg

모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무엇보다 저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김지은 씨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용서를 구합니다.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비서실의 입장은 잘못입니다. 오늘부터 도지사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체의 정치활동도 중단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죄송합니다”-안희정 올림-
[경인통신=조홍래 기자] 안희정가 침몰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력 가해 의혹에 휩싸이며 정치생명에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JTBC 뉴스룸에 출연한 안 지사의 수행비서가 8개월 동안 안 전 지사로부터 4차례 성폭행과 수시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수행비서는 이날 안 전 지사가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수행 일정 이후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 전 지사가 도청 문예회관서 열린 ‘3월 행복한 직원만남의 날행사서 미투 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한 지난 5일에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수행비서의 법률대리인은 서울서부지검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위계 등 간음' 혐의로 안 전 지사를 고소한 상태다.
안 전 지사는 이 모든 것을 시인했고 일체의 정치와 행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부도덕성에 휘말린 더불어민주당은 방송 직후 윤리심판위원회를 열고 6일 오후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민주당에서 출당·제명했다.
차기 대권 주자인 안 전 지사의 성폭행 논란이 제기된 이후 하루 만의 일이다.
이로써 안 전 지사는 8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사라졌으며 2022년 대선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에서도 낙마하는 패장이 됐다.
이번 일로 100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판도 변화도 불가피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연일 민주당의 부도덕성을 비난하는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충남도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안희정 전 지사의 모든 사진이 사라졌으며 '도지사에게 바란다' 코너도 없어졌다.
안 전 지사와 선 긋기에 나선 셈이다.
충남도정에서 안희정을 없애겠다는 속내가 담긴 대목이다.
긴급간부회의.jpg

이와 함께 충남도는 지난
6일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기 전까지 남궁영 행정부지사 권항대행 체제로 전환했으며 도청 상황실에서 긴급 간부회의를 개최하고 도지사 궐위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남궁영 권한대행은 도정 당면 현안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 실·국장은 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남궁영 권한대행은 특히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비롯한 국비 확보 대상 사업은 권한대행과 실·국장이 직접 챙기고 부족한 부분은 실무선이 뒷받침해 달라고 말했다.
남궁영 권한대행은 이와 함께 충남도정은 공직자 모두가 시스템적으로 일하는 조직인 만큼, 도정에 누수가 없도록 흔들림 없이 당면 현안을 더 치밀히 챙기고 그동안 정한 방향대로 업무를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긴급 간부회의에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궁영 권한대행은 도 공직자들은 도지사의 직무 수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직원 모두가 경각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의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박수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도 모든 선거운동일정을 중단했다.
박 예비후보는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통해 너무나 충격적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피해당사자가 얼마나 고통 속에 힘들어 했을지 진심으로 위로 드린다. 도민들께서 받은 상처에 어떻게 사죄드릴지 가슴이 먹먹하다고 밝혔다.
도청 공무원 가족의 참담함도 눈에 밟혀 차마 위로의 말씀도 드리지 못하겠다. 안희정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안타까움이다고 심경을 밝힌 뒤 이 시점부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 어떻게 해야 충남도민께 사죄드릴 수 있을지 성찰하겠다. 그러한 내용과 방법에 결심이 서면 말씀을 올리겠다.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피해당자자의 아픔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위로를 드린다고 토로했다.
남궁영 행정부지사 기자회견.jpg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행보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성폭력 의혹이 제기되며 외부와의 연락을 모두 차단했던 안 전 지사가 드디어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안 지사 측은 7일 오후 언론사에 메시지를 보내 8일 오후 3시 충남도청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혔다.
과연 이날 안 전 지사가 직접 찾아와 정무비서 성폭행 의혹을 시인한 만큼 대국민 공개사과를 할지, 법률대리인이 안 전 지사 대신 사법처리에 대한 수용여부 등을 밝힐 것인지에 대한 공식 입장이 나올지 정계와 언론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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