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김동연 경기도지사,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축사 통해 경제부총리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 비화 공개

“대통령께서 남북경제협력회담 수석대표 역할해야 하니 준비해 달라는 말씀 주셨다...대통령 말씀에 가슴 설렜으나 기회가 오지 않아”

이영애 | 기사입력 2024/09/19 [23:59]

김동연 경기도지사,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축사 통해 경제부총리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 비화 공개

“대통령께서 남북경제협력회담 수석대표 역할해야 하니 준비해 달라는 말씀 주셨다...대통령 말씀에 가슴 설렜으나 기회가 오지 않아”
이영애 | 입력 : 2024/09/19 [23:59]

 

[경인통신=이영애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9.19 평양공동선언은 지난 2018919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제거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하며, 남북 교류협력을 증대하고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로, 당시 남북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전시키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행사는 ‘9.19 평양공동선언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것으로, 한반도평화공동사업추진위원회가 주최·주관했다.

 

추진위에는 포럼 사의재(상임대표 박능후 전 복지부장관), 노무현재단(이사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한반도평화포럼(이사장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 지자체(광역은 경기, 전남, 광주)가 참여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6시부터 열린 기념식 축사에서 “6년 전 오늘 우리 (문재인)대통령께서 평양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하실 적에 저는 평양을 가질 못했다고 운을 뗐다.

 

김 지사는 그날 대통령님께서 공동선언 하시는 그 시간에 저는 군산에 가 있었다고 밝힌 뒤 당시 군산은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가동을 중단하고, 한국GM 철수에 따른 공장폐쇄가 결정돼서 상당히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였다군산에서 GM 협력사를 방문하고, 가동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협력사들과 노동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군산 포함 몇 개 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대통령께서 선언하시던 그 시기에 저는 군산에 있었다고 비화(祕話)를 공개했다.

 

김 지사는 이어 그 직후(9.19이후) 대통령님께 조선산업 발전 방향과 일자리 대책 보고를 드릴 기회가 있었는데,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러사람 있었을 때 하신 말씀이 아니고 둘이 잠깐 서서 나지막하게 하신 말씀을 기억한다. ‘앞으로 남북경제협력회담이 진행될텐데 부총리께서 수석대표 역할을 해야 될 가능성이 높으니 준비를 해주기 바랍니다라는 말씀을 (문재인 대통령이) 제게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말씀에)가슴이 설렜고, 나름 경제를 총괄하며 준비했었으나 기회(남북경제협력회담)가 오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동연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 때의 6.15남북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때의 10.4 남북공동선언, 문재인 대통령때 4.27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을 열거한 뒤 역대정부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어달리기를 해왔는데 지금 멈췄다. 멈춘 정도가 아니라 역주행하고 있다한반도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은 부정되고 있고, 선출된 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민생경제는 파탄인, 개탄스러운 현실을 맞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2주전 저희가 DMZ 평화콘서트를 임진각에서 열었다. 6년 전 4월 평양에서 남북예술인들이 모여 함께 공연하면서 제목을 봄이 온다로 했고, 가을에 서울을 방문해서 가을이 왔다는 제목으로 공연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 저는 2주 전 임진각에서 15000명의 국민들이 모인데서 DMZ평화콘서트를 하면서 가을이 왔다, 공연의 사전공연이라고 선포했다고 소개했다.

 

김 지사는 이어 “(남북 평화콘서트가 다시 열린다면 제목을)‘가을이 왔다로 해야할지. ‘봄이 다시 온다로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경기도가 중심이 되어 준비하겠다는 다짐을 9.19평화선언 6주년 맞아 단단하게해 본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축사 말미에 멈출 수 없는 꿈을 힘주어 말했다.

다시 한 번 꿈을 꿔본다. 멈출 수 없는 꿈. 비핵화와 군사충돌 방지를 넘어서 남북경제협력 회담까지 준비하라고 하셨던 그 꿈이라면서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동연 지사 외에도 김희중 대주교,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영상축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도 축사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한반도 상황이 무척 엄중하고 위태롭다. 9.19 군사합의가 폐기됐고. 남북간에 오물풍선과 대북확성기 방송과 같은 비군사적 형태의 충돌이 시작됐다. 한 걸음만 삐끗하면 군사적 충돌로 번질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남북당국은 더 이상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당장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미국 대선이후 새정부 출범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던 북미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미국 입장에서도 갈수록 커져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한 뒤 우리가 과거처럼 패싱 당하고, 소외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먼저 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대화가 재개되면 북한은 달라진 협상전략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지난 정부때와 달리 완전한 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핵보유국 지위를 주장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 입장대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관철하기 위해선 한미 간 보다 긴밀한 협상전략의 공유와 공조가 필요하다비핵화의 해법과 평화프로세스도 새롭게 설계해야 할지 모른다.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나섬에 따라 기존의 평화담론과 통일담론도 전면적 재검토 필요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하나같이)대한민국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들이나 현정부는 그럴 의지도 역량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우리가 오늘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 평화를 추구하는 세력과 시민들이 감당하지 않으면 안된다“9.19 평양공동선언의 정신을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것. 그리고 그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나가는 것이 진정한 계승일 것이라는 말로 기념사를 마무리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