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수원시립미술관 신진작가 공개 모집 프로젝트 결과 전시 개최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를 작가들의 시각으로 발견한 신작 소개
[경인통신=이영애기자]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지난 5월 진행한 신진작가 주제 공모 프로젝트의 결과 전시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를 11월 19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2, 3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올해 수원시립미술관은 주제를 지정해 전시에 참여할 신진작가를 공개모집하는 얍(YAB)-프로젝트ʼ(Young Artists Bridge Project)를 신설했다. 수원, 장소∙기억∙사람을 공모 주제로 지역에 담긴 이야기를 새롭게 발굴해 낼 1980~1994년생 밀레니얼 세대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모에는 총 77명(팀)이 지원해 15:1의 경쟁을 뚫고 최종 5팀(개인 4명, 그룹 1팀)이 선정되었다. 선정 작가는 김소라(사진, 설치), 신교명(회화, 설치), 유다영(사진, 영상), 정은별(회화, 조각, 설치), XXX(윤이도, 김태희)(회화, 조각, 설치)이다. 이번 전시 제목인 《토끼를 따라가면 달걀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는 신진작가의 작업 세계를 통해 수원이라는 도시에 숨겨놓은 이스터에그를 발견하는 여행을 제안하고자 했다. 이스터에그는 소프트웨어나 운영 체제, 게임 같은 분야의 프로그램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숨겨놓은 메시지나 기능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서 참여 작가들은 도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스터에그를 숨기는 토끼가 되어 다층적인 이야기를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사진과 미디어, 설치 작업을 진행하는 김소라(b.1985)는 오래된 아날로그 필름 사진, 편지와 같은 기록물을 단서로 사진과 편지에 나오는 대상과 동일한 장소를 찾아간다. 작가는 해당 장소에서 이미지와 소리를 수집하여 이를 기존의 이미지들과 중첩하고 사진, 설치, 영상, 음원 등의 작업으로 펼쳐낸다. '장안공원에서'(2024)는 아버지의 유품인 아날로그 필름 사진에서부터 출발해 수원의 장소를 추적해 나간다.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하는 신교명(b.1992)은 스스로 그림 그리는 법을 학습하는 인공지능 페인팅 로봇을 창조해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과 순환적 관계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두들러 1'(2024)은 인공지능 로봇으로 수원의 식당가와 관광지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낙서 이미지를 학습한다. 이를 유사한 형태의 이미지를 그려내며 인간이 남기는 기억과 추억의 형태를 비인간의 시각으로 표현하며 오늘날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다영(b.1993)은 시각에 의존하여 감각하는 전통적인 사진 문법을 탈피하고 경계 너머로 사유할 수 있는 예술을 추구한다. '읽을 수 없는 기억'(2024) 등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사진과 영상 작품은 수원이라는 도시에 ‘있었던’ 또는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정보를 식별할 수 없는 모호한 상황으로 표현한다. 이를 통해 보는 이에 따라 이야기를 다르게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며 실제와 허구의 경계에 놓인 이미지 앞에 무엇도 알아차릴 수 없는 무력감을 유도한다. 정은별(b.1987)은 언뜻 견고해 보이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무력해지는 순간과 불안의 틈새에 주목하여 회화와 콜라주,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드리우는 그림자 사이로'(2024)는 수원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발견한 폐허의 흔적과 공간으로 도시의 틈새를 보여주며 언뜻 견고해 보이는 사회 속에서 개인이 무력해지는 순간과 불안에 주목한다. 노후화되는 도시 문제와 노인 문제를 탐구하고 작업으로 풀어내는 그룹 XXX(윤이도, 김태희) 이번 전시에서 구도심이 되어버린 수원 시장의 장소성을 탐구해 본다. '첩첩시상'(2024)은 윤이도의 회화 작업과 김태희의 부조 작업으로 시장을 지키는 사람들과 풍경을 담아내며 지금까지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과 사물들의 생명력을 녹여낸다. 11월 19일 개막식 당일은 무료입장과 함께 관람객 특별 이벤트로 '이스터 에그를 찾아라!'를 진행한다. 오후 3시부터 4시 사이에 방문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미술관과 전시 기념품을 증정한다. 또한 전시와 연계하여 신교명 작가가 전시를 위해 제작한 인공지능 로봇 ‘두들러’의 낙서 퍼포먼스와 참여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등 연계 프로그램이 전시 기간 중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원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한국 미술계를 대표해 앞으로 나아갈 신진작가가 새롭게 바라본 수원의 모습이 관람객 여러분께 즐겁게 다가가길 바란다”라며 “향후 얍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작가가 자신의 작업 세계를 펼칠 수 있는 유의미한 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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