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봄을 찾아 갔다. 가는 곳마다 꽃들이 반긴다. 구불구불 좁은 농로를 따라 가다 보니 메리와 백구가 빤히 쳐다본다. 짖지도 않고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바라본다. 기특한 녀석들! 역시 진돗개 혈통을 타고 난 ‘애기?’들은 다른가 보다. 개나리 울타리 넘어 하얀 목련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시골 정취는 아름답다. 하지만 홍난파 생가는 몇 번을 다녀온 곳인데도 매번 헤맨다. 이정표 찾기도 힘들고, 길을 물어 보려 해도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한 참 만에 사람을 만났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우여곡절 끝에 홍난파 생가에 도착했다. 다행이다. ‘난파 홍영후 생가!!!’ 반가웠다. 하지만 한적하다 못해 횡~하니 쓸쓸하다. 싸리문은 누구를 반길 것처럼 반쯤 열려져 있었지만 인기척이 없다. 찾는 사람도 없다.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행주치마를 입은 누군가가 달려 나와 주었으면 좋겠건만....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다 들어가니 수십 년 흐른 추억속의 인물들이 액자에서 반긴다. 빛바랜 꽃바구니 두 개가 고작! 가슴 한 켠이 뭉클하다! 부뚜막에 자리 잡은 가마솥도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보이지 않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디서 왔는지 벌 한 마리가 날아든다. 반기는 것일까 질책하는 것일까 나지막한 울타리 밑에는 꼬리 흔드는 삽살개도 없고 하얀 냉이 꽃과 노오란 민들레꽃만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홍난파 생가를 지키고 있다. 서 너 마리의 새들이 처마랑 초가지붕 위를 연신 오가며 봄을 알리느라 바쁜데 정작 봄노래는 들을 수가 없다. 그렇게 홍난파의 봄은 겨울 언덕에 걸쳐 있었다. 봄이 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노래, 고향을 떠올리며 읊조렸던 노래 ‘고향의 봄’! 다섯 손가락 중에 꼽힐 노래인데.... 정작 듣고 싶어 찾아 왔는데...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 골...‘ 혼자 흥얼대 본다. 우리 국민들 중에 ‘고향의 봄’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어릴 적 학교에서 배웠고 지금까지도 봄이면 제일 먼저 생각난다. 그리고 내 아들 딸 들이 부른다. 하지만 3월 31일 그리운 마음에 찾은 홍난파 생가에는 정적만이 맴돌고 있었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뒤돌아보고 또 돌아 봐도 홍난파 생가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자연은 봄을 품었는데 사람들은 .....!!!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