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 대흥면 상중리에 고풍스럽게 서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 이곳을 지나간 이들의 삶과 1000년을 비추었던 햇살을 겹겹이 입은 채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 느티나무는 높이 19m, 둘레 7.5m로 추정 수령(樹齡)은 1050년이며 아직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이 고목(古木)은 충남도가 공인한 도내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로, 한눈에 보기에도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1000년 세월의 연륜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마을에서는 이 느티나무를 매우 신성시해 매년 2월 초하룻날과 칠석날 두레먹이를 하면서 간단하게 잔을 붓고 고사를 지내왔고 봄철에 나뭇잎이 피는 것을 보고 농사의 풍흉을 점치기도 했다. 이 느티나무는 ‘배 맨 나무’라고도 불리는데 소정방이 이끄는 나당연합군이 백제 부흥군의 마지막 거점인 임존성을 공격할 때 이 나무에 배를 맸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 도는 올해 이 느티나무를 비롯해 도내 153 그루의 보호수를 대상으로 8억 8700만 원을 투입해 외과수술, 주변 환경정비, 보호수 안내판 보수 등을 추진키로 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보호수를 소중히 가꾸고 보존하는 것은 우리가 후손을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도는 보존가치가 있는 수령 100년 이상의 희귀 수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보호수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내에는 지난 2013년 말 기준 느티나무, 버드나무, 은행나무 등 총 1751 그루가 보호수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