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을 죽이길 했어, 뭘 했어 왜 날 체포하는 거야?!” 오늘도 지구대·파출소의 밤은 시끄럽다. 주취상태로 각종 위법 행위나 질서위반 행위를 해 지구대로 연행돼 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이같은 멘트를 한다.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은 용인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주취상태로 관공서에서 소란을 피우면 경범죄처벌법상 처벌된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경범죄처벌법상 ‘관공서 주취소란’ 항목은 형법상 공무집행방해죄의 구성요건에 이르지 않는 위력 수준의 행위로 술에 취한 채 관공서 내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경우 6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공무가 이루어지는 관공서에서 주취소란 행위를 규제해 공무원의 정상적인 공무수행을 방해하는 것을 예방하고 다른 민원인들에게 불안감과 불쾌감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2013년 3월 22일 경범죄처벌법에 신설됐다. 그동안 지구대·파출소에서는 주취한 상태로 관공서에서 소란을 피우는 모습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더 이상 묵인돼서는 안 될 범죄행위다. 정작 필요한 곳에 집중돼야 할 경찰력을 낭비시키고 대중들로부터 공권력에 대한 경시 풍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공권력의 수행자인 경찰관들의 법집행을 무력화시키며 경찰관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관공서 주취소란 행위는 벌금 상한이 60만원으로 처벌수위가 높아 ‘경범죄처벌법’상 규정돼 있지만 ‘경’한 범죄가 아니다. 또 형사소송법의 ‘다액5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죄의 현행범인은 범인의 주거가 분명하지 아니한 때에 한해 현행범인 체포를 할 수 있다’의 적용을 받지 않아 현장에서 현행범 체포도 가능하다. 엄정한 법집행을 하는 관공서인 지구대·파출소는 더 이상 주객들의 놀이터가 아니며 이러한 문화를 묵과하지 않고 범죄행위 시 하여 경계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정착시켜야 한다. ‘비정상의 정상화’ 실현을 위해 술에 대해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우리 모두의 인식을 전환시켜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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