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인 5월 5일 김밥을 쌌다. 엄마와 아침 일찍 일어나 김밥을 만들었는데 내가 싼 김밥은 옆구리에서 하얀 밥풀이 삐져나온다. 준비가 끝났는데 아직도 아빠는 한 밤중~, 짜증이 나서 아빠 코를 잡았다. 아빠는 입으로 “푸~우~” 하시더니 턱수염으로 내 얼굴을 빨갛게 만들어 놓고 멋쩍은 웃음 웃으신다. 우리는 옆구리 터진 김밥 도시락을 들고 화성 우리꽃식물원에 갔다. 여러 가지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민물고기 생태학습관에서는 자기들의 이름을 알리려는 꾹저구(망둥어), 꺽지, 쏘가리, 칼납자루 등 여러 가지 민물고기들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목조각예술협회 목조각전도 함께 열리고 있다. 딱딱한 나무와 나무뿌리를 조각해서 작품을 만든 것이라는데 “우와~”이게 칼로 새긴 것이라니 정말 깜짝 놀랐다. 라병연 협회장님의 작품 ‘보시기에 좋았더라’와 주난숙 부회장님의 ‘생각 많은 아이’등 신기하고 멋진 작품이 많았는데 김정광 고문님의 ‘독수리 날개 치듯이’가 정말 멋졌다. 야외에는 만병초, 황금 개나리, 바위솔 등 갖가지 야생화가 전시돼 있다. 유리온실에는 ‘히~히~’ 노루오줌, 말오줌때, 꽝꽝나무, 깽깽이풀, 매발톱, 부처꽃, 콩짜개덩굴, 맥문아재비 등 정말 재밌는 이름을 가진 식물들이 많았다. 그중 공룡이 번성했던 2억 년 전 쥐라기 시대부터 생존해온 가장 오래된 상록 침엽수 중 하나인 ‘울래미 소나무’도 있다. 울래미 소나무는 공룡들이 즐겨 먹어 ‘공룡 소나무’다. 신기하다. 공룡들은 소나무가 몸에 좋은지 어떻게 알았을까 예쁜 꽃들과 나무들의 향기를 맡으며 한 바퀴를 둘러보니 배에서는 “김밥 주세요~!”한다. ‘우~후’ 맑은 공기 맡으며 먹는 김밥은 옆구리가 터졌어도 정말 맛있다. 아빠는 내 볼을 꼬집으며 “니~들~이 김밥맛을 알아?”하신다. 분수대에서 신나게 놀던 아이들은 어느새‘허수아비’가 됐다. 아빠들은 반팔에 “아이 추워~!”하신다. 그래도 ‘하하~ 호호~’ 행복한 얼굴들이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