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광주시장 집무실에 걸린 편지발달장애 아들 둔 ‘기림이 엄마’ 편지…발달장애인 현실 담담하게 적어집무실에 걸어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집무실에 최근 한 통의 편지가 족자로 제작돼 걸렸다. 발달장애 아들을 둔 정순임 광주장애인부모연대 광산구지회장이 보낸 편지다. 매일 이 편지를 읽으며 초심을 잃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먼저 살피는 따뜻한 광주공동체 건설을 다짐하기 위함이다. 정 씨는 편지에서 23년 동안 제 이름보다 더 많이 불리어진 ‘기림이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학교를 졸업하고 나니 아이가 갈 곳이 없어 엄마 주위만 맴돈다”, “오줌, 똥 못 가린다고 주간보호센터에서 두 달 만에 쫓겨난 발달장애 아이가 돌봐줄 사람이 없는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등의 가슴 아픈 주변 발달장애인들의 사연을 적었다. 정 씨는 이런 상황을 조금이라도 사회에 알리고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21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광주시청까지 3보1배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고 했다.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를 위한 10대 요구안에 대해 시와의 3차례 대화 끝에 전격 합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으니 발달장애인 자식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단초가 이렇게 빨리 이뤄졌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정씨는 윤 시장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집무실로 갑작스럽게 들어갔는데도 이야기를 들어주고 요구를 경청해 주신 점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씨는 “10대 요구안 실행을 위한 TF팀 역시 시장님 의지만큼이나 올곧게 잘 꾸려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정씨는 “장애인이 잘 사는 세상이야말로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라 믿습니다. 부모형제와 친구들과 오순도순 사이좋게 사는 세상이 지금처럼 절실하게 와 닿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더불어 “시장님과 함께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부모가 동반자 돼 광주공동체를 이루겠다”는 다짐으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정씨는 3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시민의 목소리 청해 듣는 날’에 나와 시 간부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부모로서의 삶에 대해 담담하며 진솔하게 이야기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또 김보람 시민플랫폼 나들 운영이사가 ‘광주에서의 청년으로 살아가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시스템 속에 갇힌 소통의 부재’와 기성세대가 청년을 ‘서비스 제공자, 복지 수혜자, 미성숙한 자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장현 시장은 “편지를 읽고 또 읽으며 아픔을 이해 해보려 하지만 헛된 일임을 잘 알고 있다”며 “그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 민생의 바다에서 힘들어 하시는 더 아픈 삶의 현장에도 눈길을 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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