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방부가 화성시 화옹지구를 수원 군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해 발표했다. 국방부는 지역 주민과의 최소한의 협의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후보지를 발표했다. 발표 당일, 이러한 절차적 정당성 결여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지난 50여 년 간 매향리 사격장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감수했던 화성지역 주민들에게 또다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이번 결정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군 공항의 가장 중요한 작전능력과 안전성 결여 문제를 비롯해서 화옹지구 개발을 위해 투입 된 수천억 원의 혈세낭비 우려, 지역주민의 과도한 피해, 법률적 근거 등 군 공항이 화성지역으로 이전할 수 없는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해 군 공항의 화성지역 이전 수용 불가를 재천명코자 한다. 첫째,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옹지구는 안정성과 작전능력에 있어서 치명적인 위험성을 안고 있다. 화옹지구 상공은 현재에도 오산비행장의 군 비행기와 인천공항의 민간항공기로 공역이 포화상태에 있다. 2013년 경기도가 화성호 또는 시화호 간척지에 레저용 경량 항공기 이착륙장 유치에 나섰지만, 비행 중인 항공기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인 공역 포화로 무산된 바 있다. 작년 연간 항공여객이 1만 명을 돌파했고 2030년에는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미 수도권의 공역이 포화상태에 있고 인천공항의 민간항공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화옹지역에 군 공항을 이전할 경우 심각한 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화옹지구는 지역적 특성으로 타 지역보다 해무(바다 안개)가 자주 발생해 항공기 이착륙의 지장을 초래해 군 공항의 입지로는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둘째, 현재 해당지역인 화옹지구 개발사업을 위해서 1991년부터 2023년까지 총사업비 9602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며 이미 2016년 말까지 666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상황이다. 특히 총사업비 1378억 규모의 에코팜랜드(화옹지구 4공구) 사업을 통해서 승용마 단지와 말산업단지를 조성하고, 5공구의 원예 단지, 7, 8공구 친환경 축산단지 및 복합 곡물단지 등이 계획돼 있는 상황이다. 만의 하나라도 군 공항이 이전될 경우, 소음 발생으로 인한 말 생육부진과 작물의 작황부진, 업무효율 저하 등으로 수천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기존 사업의 재검토, 철회 등 혈세 낭비, 지역주민과 관련산업 종사자의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셋째, 국방부는 화성지역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피해를 강요하고 있다. 화성 서부지역은 지난 50여 년 동안 미군 사격장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겪어왔고, 화성 동부 지역은 현재도 수원 군 공항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화옹지구는 지난 1951년부터 2003년까지 미군 쿠니 사격장으로 활용된 매향리의 인접 지역이다. 해당지역 주민들은 사격장 소음과 환경파괴, 재산권 행사 제한 등 온갖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국가안위를 위한 사명감으로 이를 감수해 왔다. 2003년 11월 사격장이 폐쇄돼 비로소 주민들은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됐고 사격장에 공원을 조성해 평화의 상징으로 삼기위해 2013년부터‘매향리 생태평화공원’이 조성되고 있다. 총사업비 1200억 원이 투입돼 내년(2018년)에 완공을 앞 둔 상황이고, 유소년을 위한 야구장‘화성 드림파크’도 건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매향리 평화공원 반경 2~5km 이내 지역에 새로이 군 공항을 유치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피해를 받아왔고, 현재도 피해를 보고 있는 화성 지역에 또 다시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평화 공원을 조성하는 화성시민의 염원과 동심(童心)을 파괴시키고, 화성지역 주민들에게만 일방적이고 과도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들 간의 갈등까지 야기하는 것으로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 넷째, 법적으로도 해당지역 주민들의 동의 없는 군 공항 이전은 불가능하다. 현행 군공항이전특별법 및 주민투표법에 따르면 국방부장관은 이전후보지 지방자치단체장(화성시장)에게 주민투표를 요구할 수 있지만 주민투표 실시 여부는 화성시장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이전후보지 유치신청도 화성시장의 결정토록 돼 있다. 그런데 현재 화성시와 화성시민들은 군 공항 이전을 결사반대하고 있고, 이미 관련 입장을 수차례 국방부에 전달해 왔다. 결국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화성 이전 추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국방부가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공항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법적 타당성을 결여한 군공항 이전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북핵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가안보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가 특정 지역주민들에게만 일방적이고 지나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국방부는 법과 원칙을 결여하고, 막대한 국가예산의 낭비가 우려되는 수원 군 공항 화성 이전 추진을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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