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직후 계엄군 검열 받은 신문 ‘대장’ 공개‘무엇을 위한 항거였나’, ‘시민정신’ 제목 등 삭제‥본문도 20곳 이상 난도질 당해
1980년 5‧18 직후 계엄군 검열관실에서 검열받아 20곳이 넘는 부분이 삭제된 옛 전남일보(현 ‘광주일보’ 전신) 신문 ‘대장’이 37년만에 공개됐다. 당시 옛 전남일보 기자였던 나의갑(현 광주광역시 5‧18진실규명지원단 자문관)씨와 김성(정의화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씨는 16일 그동안 보관해 온 1980년 6월 4일자 전남일보 3면 ‘광주사태 본사 취재기자 방담’ 대장을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 기증했다. 옛 전남일보 ‘대장’은 신문이 제작되기 직전 최종 교열을 위해 복사된 자료로, 당시에는 계엄군 검열관실 검열을 받은 뒤 인쇄토록 돼 있었다. 이 ‘대장’은 검열관실과 옛 전남일보 사이에 연결된 직통전화를 통해 검열관실에 파견된 기자가 삭제해야 할 부분을 알려주면 편집국에서 이를 표시했던 것이다. 이 ‘대장’에 따르면 ‘무엇을 위한 항거였나, 밑흐름 파악’이라는 제목이 송두리째 삭제돼 있으며 ‘시민정신’이라는 단어도 삭제되는 등 전체 기사 가운데 20곳이 넘는 부분이 군 검열관에 의해 삭제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5‧18 당시 지방신문이었던 전남일보와 전남매일신문은 군 발포 전날인 5월 20일자까지 제작한 뒤 중단됐다가 계엄군이 6월 2일부터 신문 발행을 승인해 속간됐다. 그러나 검열 과정에서 5‧18과 관련된 기사의 진실된 표현과 긍적적인 표현에 대해 가차없이 난도질을 했었다. 이 ‘대장’을 보면 신군부세력이 5‧18 왜곡에 얼마나 주력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당시 계엄군의 언론통제 상태가 그대로 드러난 ‘대장’을 전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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