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리는 낙엽이 아스팔트 위를 뒹구는 것을 보니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더위에 지치고 전기요금 폭탄에 어이없어 하던 작년 여름을 생각해 본다. 미국에 살고 있는 결혼한 딸아이가 갓난 애기를 데리고 친정이라고 찾아 왔었다. 연일 내리쬐는 햇빛에 폭염은 계속되고, 집에 있는 시간은 거의 24시간 에어컨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으니 에어컨은 24시간 돌아가야 했고 결국 여름 두 달 동안 전기요금만 100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했다. 이것이 요금 폭탄이구나! 이제 곧 겨울이 오고 뒤 따라 봄도 올 텐데..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미세먼지 정보를 뒤져보고, 오늘은 대기 상태가 보통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던 지난봄이 생각난다.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통령은 미세먼지 대책과 함께 에너지 정책을 발표했었다. 국민들의 최대 걱정거리는 미세먼지였다. 지난 봄 몇 달을 지내며 이러다가 계속 미세먼지로 창문을 열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답답하기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으로 연차적으로 오래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친환경 연료인 LNG 가스발전으로 대체한다는 소식에 우리는 전기요금 부담과 다가 올 봄의 미세먼지가 더 걱정이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가시화 되면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던 이전 정부와 달리, 비용이 더 들고 비효율적이라도 환경을 우선시 하겠다는 정책의 전환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우리는 당장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싫어한다. 비용도 저렴하고 효율도 좋은 것을 추구하다보니 국민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는 정책들은 에너지가 싸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성장하고 추진돼 왔다. 그 사이 발전원가가 싸다는 석탄화력 발전소가 59기 들어서고, 미세먼지의 원흉이 됐다. 원자력 발전소는 밀집도 세계1위 국가로 현재 가동 중인 25기의 원전이 운영 중인 상태다. 새 정책의 방향은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쇄하고, 건설 중인 석탄발전소도 공정률 10% 미만인 곳은 원점에서에서 재검토하며 건설 중인 공정률 10% 미만인 원전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하여 건설 중인 원전들이 공사 중지된 상태며, 전체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현재 4.7%에서 2030년 가지 20%로 올리겠다는 게 새 정부의 정책 구상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기는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다. 그 필요한 에너지를 값싸게 얻기 위한 정책방향으로만 달려 온 듯한 우리의 에너지 정책에 제동이 걸린 것은 다행이다. 아무리 그렇게 아끼고 경제성을 강조해서 돈이 많은 국가와 국민이 됐다 하더라도 우리의 하늘이 미세먼지로 오염돼 창문을 열 수 없게 된다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만에 하나라도 원전사고가 나서 이 좁은 국토에 방사능이 오염된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제 미세먼지도 걱정하고 환경도 걱정하며 살아야 할 때가 온 것을 깨달을 기회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절반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래서 대통령은 6월까지 30년 넘은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노후 화력발전소를 가동 중단한다고 해서 미세 먼지 저감 효과가 그렇게 큰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간 산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혀 진척이 없던 노후 석탄화력 발전소 가동 중단과 원전 증가에 제동은 우리 미래 환경과 새 에너지 정책의 방향이 중심을 잡은 것이라 볼 수 있다. 전력 수요는 매년 증가하지만 신고리 5-6호기 건설비용이 8조원이 넘는다. 여기다 1기에 약 8000억이 소요되는 80만 Kw화력발전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상황이 오기를 기대한다. 비록 비용이 더 들더라도 친환경 에너지원인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등으로 부족한 에너지를 보완하고, 우리 국민의 적극적인 에너지 절약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 줘야할 소중한 국토의 환경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며 책임이다. 정부는 미래를 바라보고 에너지 정책 구상을 하고, 국민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펼쳐지는 에너지 정책에 동조해 절전을 생활화하는 착하고 현명한 국민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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