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유방암으로 잃어버린 가슴, 재건수술로 되찾는다정희선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교수
김미영씨(여·45·가명)는 최근 오른쪽 유방에 밤톨만한 크기의 덩어리가 만져졌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점점 덩어리가 커져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조직검사 결과 유방암이었다. 유방 자기공명영상(MRI)촬영에서 가로 4.3㎝ 세로 2.3㎝ 크기로 측정됐다. 전이를 막기 위해서는 오른쪽 유방의 3/4 이상을 절제해야 했지만 그녀는 유방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녀는 의료진과 상담 후 유방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을 통해 암 부위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술과 양쪽 가슴이 조화로운 모양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재건수술을 동시에 받기로 했다. 수술 후 암을 제거했을 뿐만 아니라 유방의 모양도 정상처럼 보였고 유방재건 수술에 본인의 복부지방을 활용해 복부비만까지 해결이 돼 아주 만족스러웠다. 미용효과 ․ 심리적 만족도 높은 유방보존수술 각광 유방암 치료엔 수술과 비수술적 방법인 항암제, 방사선요법, 호르몬요법이 있다. 조기암을 제외하고 대개 이들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최근엔 유방을 보존하는 수술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유방보존수술은 유방암 조직을 포함해서 주변의 정상조직의 일부만 제거고 유두를 포함한 유방의 많은 부분을 보존할 수 있다. 유방을 대부분 없애는 전체절제술과 비교해 전체 생존율에도 큰 차이가 없다. 유방보존수술은 유방을 보존해 미용효과뿐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유방암 환자의 수는 약 1만 000천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유방암은 여성에서 발생한 전체 암 중 14.8%를 차지해 갑상선암(31.1%)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암이다. 1990년까지는 유방암 환자의 약 80%가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 림프절까지 모두 절제하는 유방전체절제술을 받았다. 하지만 요즘은 유방암 검진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조기 유방암의 진단율이 증가했고 그만큼 유방보존수술이 가능한 환자 수도 늘었다. 특히 유방보존을 원하는 30~40대 젊은 유방암 환자도 늘어 최근에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70~80% 정도가 유방보존수술을 받고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성형외과 정희선 교수는 “유방보존수술은 미용효과뿐 아니라 유방암 환자의 심리적 안정감과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맞는 유방재건 수술 방법 찾아야 유방재건수술은 가슴에 남아 있는 피부와 근육의 양을 고려해 수술방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크게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과 자가조직을 이식하는 수술로 나뉜다. 보형물 삽입 유방재건술은 보형물을 충분히 덮을 수 있을 만큼의 가슴근육과 피부가 남아있어야 가능하다. 이 수술은 두 번에 걸쳐 시행되며 1차 수술로 ‘조직 확장기’를 가슴근육 아래에 삽입하고 2~3개월 동안 피부를 늘린 뒤 2차 수술로 확장기를 빼고 영구 보형물을 넣는다. 수술 시간이 짧아 병기가 낮고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적합한 수술 방법이다. 다만 보형물 삽입 유방재건술은 2회에 걸쳐서 수술해야 하는 단점과 함께 재건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자가조직을 이식하는 수술법은 늘어진 복부조직을 이용한 방법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유방이 비교적 큰 경우 복부 근육 일부 또는 연부조직으로 유방을 재건하는데 이는 복부 성형술의 효과도 있어 날씬한 배를 만드는 것도 동시에 가능하다. 배에 생기는 흉터는 비키니 수영복을 입어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특히 유방보존수술을 받는 경우 약간의 가슴 모양 비대칭만 교정하면 된다. 그래서 배꼽 밑 부부분에 1cm 정도만 절개해서 복부의 지방을 다량 채취해 미세 지방이식술로 유방재건이 가능하다. 이는 지방흡입술의 효과가 있어 환자의 복부비만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다. 또 지방줄기세포 동시 이식으로 미세지방의 생착률을 높여 안전하면서도 여성의 상징인 유방을 자연스러운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여성들의 만족도가 높고 수술 후 회복이 상당히 빠르며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가슴피부가 얇은 경우에도 적합한 수술법이다. 등근육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등의 피부, 지방, 근육 등을 가슴 부분으로 옮겨 유방을 복원하는 방법이다.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에 비해 모양이 자연스럽고 염증 발생 등 부작용의 위험이 적다. 안전한 수술이지만 수술 후 팔과 어깨의 운동이 제한되고, 등에 흉터가 생긴다. 최근에는 브래지어 라인 뒤에 흉터를 숨길 수 있도록 개선된 수술법이 적용되고 있다. 후유증 최소화하고 수술 만족도 높이려면 경험 많은 전문의 찾아야 유방암은 한국 여성암 중 두 번째로 많은 암으로 해마다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폐경 전 40대 이하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아름다운 가슴은 여성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방암으로 인해 한쪽 또는 양쪽 가슴을 잃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실감을 느끼는 여성이 많다. 유방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빠른 시간에 전문의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 유방암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조기에 유방암을 진단받아 유방도 보존하고 건강도 유지 할 수 있다. 정희선 교수는 “유방재건수술은 전문적인 상담과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수술법을 찾아야 한다”며 “자가조직을 이식하는 수술법은 세심한 미세혈관수술이 필요한 만큼 경험이 충분한 전문의를 찾아야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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