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이영애 기자] 99년 전 4월 15일, 경기도 화성시 제암리의 하늘은 시커먼 잿빛이었다.
비폭력 독립운동인 3.1만세운동이 화성에 이르러 격렬한 저항으로 바뀌자 일본군은 독립운동에 가담한 주민들을 교회에 가두고 불을 질러 학살했다. 이로 인한 연기가 하늘을 휘감았고 바람에 날리는 시커먼 재는 마을을 뒤엎었다. 99년이 지난 지금, 화성시는 역사적 아픔의 공간이었던 제암리에서 세계인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추모제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시는 15일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에서 ‘제암리 봄이 오다’를 주제로 화성문화원과 함께‘4.15 제암·고주리 학살사건 희생자 추모제’를 개최했다. 추모제에는 채인석 화성시장과 고정석 화성문화원장, 김정주 시의회의장, 안소헌 유족대표, 정운찬 호랑이 스코필드 기념사업회 명예회장, 독립운동유공자 후손 15명과 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또 세계 평화연대 ‘메모리 오브 시티’의장도시인 프랑스 던케르크시 대표단과 제암리와 같은 학살의 아픔을 가진 체코 리디체시 대표단이 참석해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원하며 세계에 전하는 평화의 메시지에 뜻을 같이했다. 이날 축제의 메인은 평화의 99년을 이어가자는 의미의 ‘평화의 모래시계 세리머니’로 후손들이 직접 선열들의 이름이 적힌 고무신을 모래시계 안에 안치하는 감동의 순간이 연출됐다. 이후 참석자들은 다 함께 선열들의 이름을 불러보며 그들의 희생과 정신을 기렸다. 이 외에도 지난달 시청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출발해 서울과 경기도 전역을 돌며 국민들로부터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 왔던 4m 크기의 대형 ‘평화의 고무신’이 이날 기념관으로 돌아와 전시됐으며 풍선아트로 만든 평화의 소녀상으로 다시 한 번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채인석 시장은 “이번 추모제를 발판 삼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국가적인 추모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성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3.1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전 구간을 복원하고 독립운동가 발굴과 선양사업, 세계 평화포럼 개최 등 다양한 기념사업을 준비 중이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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