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도 국민이다, 생존권 보장하라”“최저임금 재심의 불가 결정 정부당국 규탄한다. 현 정권 물러나라!”
“고용노동부는 8월 3일, 2019년 최저임금 결정안과 관련된 소상공인연합회를 비롯한 경제단체들의 재심의 요구를 무참히 묵살하고 2019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강행했다.
정부당국의 재심의 논의에 희망을 내비쳤던 소상공인들과 영세 중소기업들의 한가닥 기대마저 무너트린 고용노동부의 이번 결정으로 소상공인들은 허탈과 분노에 휩싸여 있으며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러한 소상공인들의 분노를 모아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로 뭉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과 함께 직접행동에 돌입할 것을 천명한다”- 경기도 소상공인연합회 기자회견문- [경인통신=이영애 기자] 경기지역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최저임금 인상, 카드수수료 부담 때문에 못살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의 주장은 단 하나 ‘생존권 보장’이다. 6일 오후 2시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광장이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 ‘경기도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의 ‘2019년 최저임금 결정안 재논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삭발식’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35℃를 넘나드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경기지역본부는 5인 미만 사업장들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 달라고 목 놓아 외쳤다. 이들은 이날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생존권을 보장하라 △최저임금 재심의 불가, 정부당국 규탄한다 △최저임금 제도 개선하라 △1년 남짓 최저임금 29% 인상하여 소상공인 몰락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즉각 사퇴와 현 정권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고용노동부는 8월 3일, 2019년 최저임금 결정안과 관련된 소상공인연합회와 경제단체들의 재심의 요구를 무참히 묵살하고 2019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강행했다”며 “2년 새 30% 가까이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이 사업 존폐 위기에 처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소상공인 업종 차등화 방안 등이 반영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최저임금 불복종 운동(모라토리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이날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장 등 지회 간부들과 상인 등 10여 명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삭발식도 진행했다.
용인시 기흥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한다는 원상우씨(42·여)는 한 번도 밀어보지 않았을 머리카락을 한 올도 남김없이 삭발한 뒤 “장사해야 할 사람들이 이 시간에 거리로 나와 삭발하는 심정을 알아 달라”며 “최저임금 올리는 것보다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먼저 알아 달라. 인건비 줄 돈이 없어 빚쟁이로 만들지 말아 달라. 소상공인들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울지 않았다. 한 마디, 한 마디 또박 또박 외치는 그녀의 절규 속에는 눈물보다 더한 비장함이 서려있었다. 김순태 용인시 소상공인 연합회 부회장은 “우리 소공인 360만 명은 각자 생계를 위해 흩어져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 업종별, 지역별 차등해 달라. 이렇게 우는 이유에 대해 귀 기울여 달라”며 “소상공인연합회와 소상공인생존권 운동연대는 최저임금 차등화와 최저임금제도 개선을 위해 직접 거리로 나가 국민들에게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이병덕 연합회장은 “건국 이래 최악의 폭염에도 우리가 나선 이유는 소상공인들의 각박한 상황에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700만 소상공인을 이렇게 버려도 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은 최저임금 재심의 불가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면서 2019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절차상의 하자가 없고 독립성과 중립성이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의 정당한 요구인 5인 미만 사업장 소상공인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 등 최저임금 구분안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공익위원들의 전원 반대 속에 부결된 후 사용자 위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근로자위원들과 공익위원들만으로 일방적으로 결정된 2019년 최저임금 결정안은 절차적, 내용적으로 정당성이 상실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한 뒤 “소상공인연합회는 매년 반복될 수밖에 없는 최저임금과 관련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통합을 원칙으로, 주요 경제 주체 간의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함을 강조해 왔으며 이에 따라 소상공인들과의 소통에 기반한 정부당국의 변화된 입장을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렸으나 정부당국은 최저임금 재심의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결과적으로 소상공인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연합회장은 이어 “연합회는 지금까지 합리적으로 호소하며 일련의 계획만을 밝혀 왔지만 이제는 직접 행동으로 나설 수밖에 없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등 최저임금과 연관된 경제 주체들의 항의와 분노의 뜻을 총결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오는 8월 29일을 ‘전국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로 정하고 광화문에서 오후 4시에 ‘최저임금제도 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치를 계획임을 언급했으며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 등 최저임금과 연관된 주요 경제주체들의 항의와 분노의 뜻을 총결집해 나갈 뜻을 밝혀 생존권 사수를 위한 제2의 촛불집회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이병덕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회장과 이영철 안산시소상공인연합회·윤창원 여주시소상공인연합회·송철재 수원시소상공인연합회·이윤재 남양주시소상공인연합회·이수연 하남시소상공인연합회·조병진 의왕시소상공인연합회·송경덕 양주시소상공인연합회·이상백 의정부시소상공인연합회 회장, 김순태·조태희 용인시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 등 60여명의 타들어 가는 외침이 폭염을 더 뜨겁게 달궜다. 연합회는 오는 8일 의정부 중앙로에서 경기 북부지역 소상공인들과 함께 한 차례 더 기자회견을 연 뒤, 29일 오후 4시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열릴 '전국 소상공인 총궐기의 날’ 집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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