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말기심부전 환자 ‘인공심장수술’ 성공

지난해 경기도 최초 인공심장(LVAD)수술 성공 후 두 번째 고난이도 수술

이영애 | 기사입력 2019/07/02 [01:18]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말기심부전 환자 ‘인공심장수술’ 성공

지난해 경기도 최초 인공심장(LVAD)수술 성공 후 두 번째 고난이도 수술
이영애 | 입력 : 2019/07/02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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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AD수술장면 (사진제공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경인통신=이영애 기자]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이 인공심장수술로 꺼져가던 환자의 생명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최초로 LVAD수술에 성공한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달 4일 폐동맥고혈압으로 우심장까지 망가진 말기심부전 환자에게 인공심장(좌심실보조장치)수술을 성공하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VAD수술은 좌심실 끝 부분에 LVAD기기를 삽입해 혈액을 흡입한 뒤 펌프를 통해 대동맥으로 뿜어주어 좌심실 기능을 보조하게 하며, 주로 몸 전체에 피를 보내는 좌심실에 설치하기 때문에 LVAD로 불린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심장혈관센터 심장이식/LVAD팀 흉부외과 이재진 교수, 심장혈관내과 유규형한성우최석원이선기박명수 교수, 윤은미 전문간호사, 이다희 사회복지사는 확장성심근병증으로 심장이식이 필요한 김지훈씨(62, 가명)에게 LVAD 수술을 시행했다.

 

2002년부터 심부전으로 고통을 받아오던 김씨는 정상인의 심장기능(심박출계수) 50~65%에 비해 2년 전 말기심부전으로 진단받았을 때 15%에 불과했으며, 말기심부전 환자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심실세동 부정맥으로 언제 심정지가 올지 몰라 심폐소생을 위한 이식형 심장충격기(제세동기)를 몸 안에 삽입하고 있었다.

 

온몸이 붓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누워서 잠을 자면 숨이 막혀 하루에 1~2시간 정도 앉아서 새우잠을 자는 날이 2년 동안 이어졌다던 김씨의 유일한 치료는 심장이식이었다.

 

하지만 김씨의 혈액형은 O형으로, 심장이식 대기기간이 평균 300일에 달해 절망하고 있던 차에 LVAD수술을 통해 심장기능을 되찾고 정상인처럼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김씨는 수술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는 폐동맥고혈압에 의한 우심실부전이 동반돼 있어 우심실 기능이 떨어지면 LVAD가 성공적으로 삽입돼도 좌심실로 오는 혈액 부족으로 결국 LVAD가 제 기능을 못하게 돼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압력에 약한 폐혈관이 손상되지 않도록 약물로 폐동맥고혈압을 낮춰는 동시에 혈류를 원활하게 순환시켜 LVAD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고난이도 수술이 예상됐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흉부외과 이재진 교수가 김씨의 몸에 장착된 심장충격기를 중지시킨 뒤 가슴을 열고 흉골을 절개해 확장성심근병증으로 심하게 커진 심장에 LVAD를 장착하기 위해 먼저 연결고리를 심장에 정교하게 연결한 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각도로 LVAD가 삽입됐다.

 

이어 약물을 통해 폐동맥고혈압을 낮추고 수액 투입과 LVAD 펌프속도를 적절히 조절해가며 혈액이 원활히 순환되도록 했으며, 김씨의 상태가 시시각각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초음파를 통해 기기 삽입부터 수술 후까지 환자의 상태를 살피며 펌프속도를 조절하고 이상 유무를 확인하며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김씨의 전체 수술 중 체외순환기 가동시간(실질적인 주요 LVAD수술시간)1시간 2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재진 교수는 수술 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고려해 끊임없는 시뮬레이션을 하고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선기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두 번에 걸쳐 LVAD수술에 성공한 것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LVAD팀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그동안 비용 문제로 대부분의 말기 심부전 환자들이 LVAD수술의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돼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씨는 수술 후 열흘째 만에 우심실기능이 좋아지고 다리 부종과 복수가 감소했으며, 중환자실에서 서 있는 운동과 걷기 운동 등의 재활에 이어 수술 보름 후 일반병실로 옮겼다.

 

그는 죽을 각오를 하고 수술을 결정했는데 수술이 끝나고 처음으로 편하게 숨을 쉴 수 있게 되자 이제는 정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살면서 이렇게 편안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LVAD수술을 위해서는 적정한 인력기준과 설비기준 등을 갖춰야 함은 물론 최근 2년간 3례 이상 심장이식술을 시행했어야 하는데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지난 20173월 경기 남부권 최초로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한 이후 올해까지 5번의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해 LVAD수술 자격조건을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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