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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갑자기 생긴 목의 멍울, 결핵이나 악성 종양의 신호일 수도

홍경욱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경인통신 편집부 | 기사입력 2014/08/11 [21:13]

(의학칼럼) 갑자기 생긴 목의 멍울, 결핵이나 악성 종양의 신호일 수도

홍경욱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경인통신 편집부 | 입력 : 2014/08/11 [21:13]
11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홍경욱 교수.jpg▲ 홍경욱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20~30대 여성들이 4~5일전부터 발열, 오한이 있고, 1~2일 전부터는 목에 뭐가 만져진다고 호소하며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는 일단 급성 림프절염으로 진단을 받게 되는데 사실 이 병명은 말 그대로 갑자기 임파선이 커졌다는 사실을 기술하는 것일 뿐 최종 진단명은 아니다. 다양한 질병의 증상 중 하나로 임파선이 커지기 때문이다. 세균, 바이러스, 결핵균, 진균 등 다양한 원인균 감염, 악성 종양, 림프종이나 백혈병,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조직구성 괴사성 림프절염(기쿠치병, Kikuchi's disease) 등이 반드시 감별해야 할 질환들이다.
 
 
20~39세 가임기 여성 39% 해당
림프절염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연간 60만명 이상 진단을 받고 있다. 특히 20~40대 가임기 동양여성에서 더 흔한 경향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급성 림프절염을 보인 환자는 남성이 267000여명, 여성이 402000여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1.5배가량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또 다른 연령대 대비 20~39세의 가임기 여성은 2013402950명 중 145682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36%에 육박한다. 림프절염이 여성에게 더 자주 발병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성호르몬 분비와의 관련성이 거론된다.
 
 
반드시 치료받아야 하는 결핵성 림프절염
림프절염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결핵성 림프절염인데, 통증이 없는 멍울이 천천히 커지면서 미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확진을 위해서는 조직 검사가 필수적이며, 림프절 조직에서 결핵의 특징적인 병변을 확인하거나 결핵균 유전자 검사, 배양 검사를 한다. 단독으로 존재할 수도 있지만 폐결핵과 동반되는 경우가 있어서 폐병변 확인이 필요하다. 결핵성 림프절염으로 확진되면 폐결핵과 동일하게 항결핵제를 6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아 진행하게 되면 염증이 심해져 피부에서 고름이 나오기도 하고 다른 장기로 퍼져서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 홍경욱 교수는 결핵균은 우리 몸 어디든지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결핵성 뇌수막염, 골수염, 심낭염 등으로 진행하게 되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어떤 의미에서 결핵성 림프절염은 우리 몸이 알려주는 경고신호로써, 결핵균이 중요 장기들을 침범하기 전에 조기에 치료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겨드랑이 밑 대추크기의 멍울암의 신호일 수도
림프절 비대가 생겼을 때 반드시 감별해야 할 것은 악성 종양이다.
암세포가 림프계를 통해 전이되기 때문에 림프절 비대 부위와 암이 위치한 곳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부 림프절 비대는 두경부 암, 우측 쇄골상부의 림프절 비대는 폐암이나 식도암, 좌측 쇄골상부의 림프절 비대는 복강내암(, 담낭, 췌장, 신장, 전립선 등)을 의심하게 한다. 그 밖에 겨드랑이 림프절 비대가 있으면 유방암, 서혜부 림프절 비대가 있으면 자궁경부암, 대장암, 난소암 등을 확인해야 한다. 물론 림프계 자체의 악성 종양인 림프종의 가능성도 있다.
악성 종양에 의한 림프절 비대를 의심해아 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멍울의 크기가 2cm 이상인 경우, 한 달이 지났는데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 멍울이 말랑하지 않고 단단한 경우, 멍울이 움직이지 않고 고정된 경우, 피부괴사가 동반된 경우이며 압통이나 발열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노인이나 흡연자일 경우 악성 종양의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절대적이다.
 
 
40대 이하에서 흔한 기쿠치병(Kikuchi disease)
림프절 비대, 특히 경부 림프절 비대가 있으면서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 많이 진단되는 것이 기쿠치병이다.
147명의 림프절 비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한 국내 연구에서는 가장 흔한 원인이 기쿠치병이고(35%), 다음이 결핵성 림프절염(22%) 이었다. 40세 이하의 성인에서 주로 생기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기쿠치병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바이러스 감염 등에 의해 조직구와 세포독성 T 림프구가 활성화되면서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열, 피로감, 관절통이 흔하고 발진, 야간 발한, 오심,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역시 조직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특별한 치료법은 없이 대증 치료를 하게 되며 보통 1개월 이내에 호전되지만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한다.
림프절염은 다양한 질병에 의해 발생하는 하나의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홍경욱 교수는 림프절염은 세균 감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 치료를 받고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결핵이나 악성 종양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오래 방치해서는 안되고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하며, 필요하면 조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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