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쪽 하늘만 쳐다봐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추석.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이 모두 모인다는 생각에 설레어 벌써부터 마음은 고향을 향해 있다. 올해 추석은 주말을 포함해서 연휴가 4~5일뿐이라 귀성, 성묘 등의 일정을 소화하다가 무리하기 쉽다. 또 예년에 비해 보름 이상 일찍 찾아와 고온다습한 날씨가 귀성길 고생을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다량의 명절음식이 상할까 걱정도 된다. 너무 빨리 찾아온 올 추석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추석연휴, 무리한 일정이 건강 해쳐 명절피로의 대부분은 장거리운전과 수면부족, 생체리듬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도로정체를 피하기 위해 새벽이나 야간에 장거리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명절에나 만날 수 있는 친지들과 간만의 회포를 푸느라 평상시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게 된다. 그렇지만 되도록 아침에는 평상시의 기상시간을 지켜 깨어나는 것이 좋으며 정 졸리면 낮에 10~20분씩 토막잠을 자는 게 낫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최민규 교수는 “연휴 마지막 날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준비를 위해 평소 생활리듬대로 식사하고,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면서 적절한 휴식을 취해 남은 피로를 완전히 풀 수 있는 완충시간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며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거나 가벼운 체조 등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체된 도로, 안전운전의 비결은 스트레칭 귀성길처럼 정체된 도로 위에서는 운전이 단조로워 피로가 가중되고 자칫하면 졸음운전을 하기 쉽다. 따라서 2시간마다 차를 세워 10분 이상씩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힌 채 15초 동안 자세를 유지하기를 좌우 교대로 반복하는 체조가 운전자의 피로회복과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된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운전석에서 양어깨를 귀까지 끌어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운전자 스트레칭의 한 방법이다. 운전대를 꽉 쥐었다가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밀폐되고 좁은 공간의 공기는 금방 탁해져서 머리를 무겁게 하고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하게는 두통, 호흡기 질환, 근육긴장, 혈액순환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 동안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고열량․고콜레스테롤 음식 주의 귀성길에 지병이 있는 환자와 동행할 때에는 사전에 응급상황에 대처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따라 상비약을 지참하는 것은 기본이다. 당뇨환자의 경우 과식으로 인한 고혈당도 문제이지만 배탈이나 설사로 인해 저혈당이 유발될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환자,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가 소금기를 많이 섭취하면 체내 수분이 늘어나는 울혈성 심부전이 올 수 있다. 신장질환 환자들은 어디서나 응급상황에서 먹을 수 있게 약을 준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민규 교수는 “식혜, 떡, 각종 부침과 고기 등 대체로 기름지고 단 명절음식은 고열량, 고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의 농도를 증가시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평소 식이요법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었다면 명절의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 생활습관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나친 음주로 인한 급성위염이나 숙취, 간 기능 장애 등도 주의를 요한다. 또 연휴기간에는 적응력이 약한 소아들은 물론 성인도 과음․과식으로 소화기 장애를 초래하기 쉽다. 연휴 때 쉬는 약국이 많으므로 간단한 소화제, 진통제 정도는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변질되기 쉬운 추석 음식들, 식중독 유발 나물, 떡, 기름에 조리한 음식, 껍질을 깎아 놓은 과일 등 추석 음식은 유난히 상하기 쉽다. 특히 많은 식구들이 먹어야 하는 만큼 그 양을 많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 먹을 만큼만 따로 덜어 보관한다던가 하는 등의 세심한 주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방 시큼한 냄새가 올라오기 십상이다. 고온 다습한 환경이 세균을 빠르게 자라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질된 음식들을 먹으면 흔히 우리가 말하는 ‘식중독’에 걸리게 된다. 이맘 때 식중독은 대부분 세균성 장염인 경우가 많다. 세균성 장염은 보통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포도상구균, 병원성대장균 등에 의해 발병하며,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콜레라 등이 대표적인 세균성 장염이다. 세균성 장염에 걸리면 구토와 같은 상복부 증상보다는 심한 복통을 보이고 대변에 잠혈이나 백혈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세균성장염에 걸리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하며 약물치료(원인균에 맞는 항생제)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공급 받게 된다. 음식물의 철저한 위생 관리 이외에도 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후 꼭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청결히 해야 한다. △추석 연휴 살찌는 것이 두렵다면… 명절 연휴기간 동안 살찌는 것이 두렵다면 식사 속도를 늦추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을 빨리 먹으면 과식하기 쉽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천천히 잘 씹어 삼키고 갈비찜, 잡채, 부침과 같이 고칼로리 음식보다는 나물과 채소, 과일 위주로 먹는다. 취침을 앞두고 음식을 먹는 것도 금기사항. 저녁 늦게 섭취한 열량은 소비되지 못하고 체내에 남아 지방간과 복부비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만약 자신이 얼마만큼의 음식을 먹었는지 가늠하기 힘들다면 일기를 쓰듯 먹은 음식을 기록해 전체 칼로리를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저히 주전부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겠다면 식사량을 줄이고 식사 후 간단히 산책을 하는 등 활동을 늘려 되도록 많은 열량을 소비한다. 형제, 자매와 함께 하는 술자리에서 기름기가 많은 음식보다는 과일과 나물을 안주로 택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건강을 챙길 수 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전을 부치거나 청소를 하는 등 집안일을 도우면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아내의 스트레스도 덜고 살찌는 것까지 막아 일석이조다. 오랜만에 자녀, 조카와 함께 야외로 나가 간단한 놀이를 하는 것도 활동량을 늘이는데 효과적이고 기억에 남을 만한 명절을 만들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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