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인병 전문의 윤종률 교수는 최근 데니스 맥컬러(Dennis McCullough) 박사의 책 ‘나의 어머니, 당신의 어머니’를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유은실 교수와 공동 번역해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인 데니스 맥컬러 박사는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후 가정의학과 노인의학 전문의로 30여 년 동안 환자진료에 힘써왔다. 데니스 맥컬러 박사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으면서 어머니 이야기와 그동안 자신이 돌본 노인 환자들의 사례와 가정에서 겪게 되는 후기 노인들의 삶의 과정을 의사이자 아들의 입장에서 저술했다. 첫째는 노년기 후반의 인생 여정, 스스로 생활해 나가는 안정기, 입원을 수시로 하게 되는 노인성 질병 발생기,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오가는 위기의 순간, 일시적인 회복기, 가족이나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어서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생각하게 되는 기능 쇠퇴기, 결국은 죽음을 눈앞에 둘 정도로 허약해진 사망 전 단계와 호스피스 관리를 받아야 하는 사망기, 애도기간으로 나누었다. 저자는 초고령 노인들의 온갖 다양하고 복잡한 건강 문제를 균형 있게 다루기 위해서는 정신없이 서두르는 입원치료에서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침착하고 사려 깊은 의료, 느림의 의료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치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오늘날의 기계 중심적이고 신기술 의존적인 의료가 제공하는 패스트 메디신(빠름의 의료)을 지양하고 인간을 존중하고 노년의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슬로 메디신(느림의 의료)의 의학 개념과 실제를 가족과 의료인들이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윤종률 교수는 “노인분들 대부분은 이미 서너 가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고 적어도 대여섯 가지 약을 매일 먹고 있으며 심폐기능도 떨어져서 응급시술이나 수술을 견디기도 쉽지 않다”며 “말년의 노인 중 대부분은 응급의료가 필요한 질병보다는 서서히 진행하는 질병이 훨씬 더 많다. 그래서 노인들에게는 슬로 메디신(느림의 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또 “노년기의 평안한 삶과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노인병 전문으로서 자신의 어머니를 떠나보냈던 순간을 가슴 아프게 기억하며 비록 알아듣기 힘든 가냘픈 어머니의 목소리지만 조금이라도 더 듣고 싶어 인공호흡기를 달지 않았었다”고 고백했다. 윤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보건학석사, 의학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노인병센터와 항노화센터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부회장,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대한가정의학회 노인의학위원장, 한국장기요양학회 부회장, 보건복지부 장기요양심판위원, 국립치매센터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노인병학, 노인보건학, 한국인의 평생건강관리 등이 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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