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기고) 우울증까지 이어지는 명절증후군,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열쇠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

경인통신 | 기사입력 2015/02/13 [11:00]

(기고) 우울증까지 이어지는 명절증후군, 서로에 대한 이해가 열쇠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
경인통신 | 입력 : 2015/02/13 [11:00]
전국에 흩어져 살던 가족과 친지들이 오랜만에 모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못 다한 정을 나누는 설 명절이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즐거운 가족 모임이 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명절 때마다 형제간 혹은 고부간에, 며느리들 사이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들이 생기거나 결혼, 취업 등의 관심들이 부담스럽고 피할 수 없는 고통의 연례행사가 될 수 있다.
명절기간 이 같은 갈등과 고민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게 되며 이러한 스트레스성 반응의 하나인 명절증후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 교수는 “명절증후군은 과거 힘들었던 기억들이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다가 명절이 다가오면서 과거의 힘든 기억들이 재현되면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명절증후군인 경우에는 신체증상으로 어지럼증, 두통, 소화불량, 복통, 심장 두근거림,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동반되는 정신증상으로는 우울, 불안, 초조, 자극 과민성, 불면, 무기력감, 분노감, 식욕 부진,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명절증후군은 대개 명절 전후 2~3일에 증상이 심해지고 명절이 지나거나 가족간의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면 씻은 듯이 사라진다.
하지만 명절증후군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적응장애, 우울증, 신체형 장애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상담과 평가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김 교수는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명절에 가족 구성원들은 긍정적인 상호 교류를 통해 편안하게 같이 쉬고 즐겁게 보내는 자리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명절은 문제점을 거론하고 묵은 갈등을 한 번에 해결하려고 모이는 자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만약 해결해야 하는 가족간의 갈등이 있다면 명절 외에 다른 자리에서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대화로 점진적으로 다루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명절 기간에는 주부들, 결혼, 취업 대상인 젊은이들, 남편들, 시부모들 모두 명절증후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명절 동안 상대적으로 많은 일을 도맡아 하는 주부들의 스트레스가 특히 크며 명절증후군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
주부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족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며 일을 돕는 것은 물론 힘들어하는 이유를 공감해줘야 한다.
가부장적인 문화로 인한 남자와 여자의 차이, 가족간의 서열 때문에 갈등을 겪을 수가 있는데 상호 이해 속에 서로 일을 분담하고 각자의 고통을 공감해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혼이나 취업 대상이 있는 경우에는 결혼, 취업 관련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지 말고 직설적인 답변을 요구하지 말아야 하며 지나치게 사생활을 간섭하는 질문도 피해야 한다.
또 장거리 운전을 하게 되며 시부모, 친척들과 며느리의 불편한 갈등 사이에서 눈치를 보게 될 남편들의 고통과 과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며느리의 명절을 준비하는 태도에 불만을 갖거나 속상해하는 시부모들의 고통도 나타날 수 있어 다른 구성원들의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오랜만이 가족들이 모이면 다 같이 할 일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가족들이 다 같이 가볍게 할 수 있는 게임이나 공유할 수 있는 즐거운 화제들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또 적절한 선물 준비는 가족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분위기를 화목하게 만들지만 부담으로 느껴지면 안 되기에 선물을 준비할 때에는 식구들 형편에 맞추어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사전 조율해 서로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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