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국회 라운드테이블 '동물을 돌보는 마음' 개최소, 돼지, 곰 생추어리 돌봄 활동가, 국회 모여…
[경인통신] 소와 돼지, 반달곰을 돌보고 있는 생추어리 활동가들이 국회에 모였다. 7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국회 라운드 테이블 '동물을 돌보는 마음 – 국내 생추어리 현황과 과제'가 개최됐다. 본 라운드 테이블은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용혜인이 주최하고, 기본소득당 동물·생태위원회 어스링스,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리서치랩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특히 이번 라운드테이블에는 국내에서 ‘생추어리(동물안식처)’를 직접 조성하여 동물을 구조하고 돌보고 있는 활동가들이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했다.
‘생추어리’란 ‘피난처’, ‘안식처’라는 의미로 공장식 축산 혹은 동물 학대에서 구조된 동물들이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고 나이 들어갈 수 있는 일종의 보금자리를 뜻한다.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생추어리 조성 운동은 전 세계로 확산되어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생추어리가 조성되고 있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새벽이 생추어리’, ‘곰보금자리 프로젝트’, ‘동물해방물결 달뜨는보금자리’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용혜인 의원은 “동물 착취가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고, 기후위기·생태위기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동물을 돌보는 이들의 경험은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준다”라며 “착취하고 죽이는 삶이 아닌, 더 많이 돌보고 살리는 삶을 고민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라고 라운드테이블의 취지를 밝혔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의 발표는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리서치랩 한인정 연구자가 맡았다. 한 연구자는 동물 돌봄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 인터뷰 결과를 발표했다. 한 연구자는 “그 어느 때보다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지고, 동물을 대상으로 한 컨텐츠가 확대되면서 동물이 인간의 삶에서 친숙해졌지만, 지구의 동반 생활자로서 동물이라는 ‘타자’에 대해 우리가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한 연구자는 “생추어리는 동물이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기에 타자인 동물을 바라볼 수 있는 실질적인 장”이라고 말했다. 이야기 손님으로 함께 한 곰보금자리 프로젝트는 농가의사육곰 15마리를 구조하여 사육곰 생츄어리 건립을 준비하고 있는 단체이다. 화천에서 직접 곰들을 돌보고 있는 김민재 활동가는 ”화천의 곰들을 돌보며 내가 돌보는 곰들을 향한 마음이 전국의 모든 사육곰들을 향해 확장된다“라며 ”사육곰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사육곰들에게 마땅한 존중을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종돈장에서 살아남은 돼지 ‘새벽이’와 실험동물로 태어나 죽임당할 위기에서 구조된 돼지 ‘잔디’가 살고 있는 ‘새벽이생추어리’의 보리 활동가는 ”새벽이생추어리는 학대의 흔적을 지닌 채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비인간 동물의 삶을 사회에 드러내고, 지구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고 인간과 비인간이 맺어 나가야 할 올바른 관계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됐다“라고 말했다. 동물해방물결의 달뜨는보금자리는 도살 직전의 소들을 구조하여 조성한 소 생추어리이다. 달뜨는보금자리에서 5마리의 소를 돌보고 있는 추현욱 돌보미는 ”생추어리를 보여주면, 우리가 먹는 상품이 그냥 제품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생명이었다는 것을 알게된다“라며 ”동물을 살리는 일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동물이 공존하며 사는 모습을 그릴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생추어리 활동가들은 생추어리의 의미와 더불어 생추어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과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이들은 재정적인 문제, 육체적·정신적 힘겨움, 그리고 소와 돼지, 반달곰에 대한 지식과 정보의 부재 등을 생추어리의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지적했다. 아울러, 동물을 돌보는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사회적 인정이 부족한 점도 동물을 돌보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동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의 사회를 맡은 기본소득당 동물·생태 위원회 어스링스의 홍순영 위원장은 ”이제 정치가 이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한다“라며 ”생추어리 동물들이 드러내고 있는 공장식축산업의 문제, 웅담채취 산업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과 함께 더욱 많은 사람들이 동물을 돌볼 수 있도록 사회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 위원장은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기본소득 역시 임금 노동을 넘어서 동물을 돌보는 일, 그리고 살리는 일을 선택하게 되는 게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라운드 테이블이 시작되기 전에 참석자들은 지난 수해로 인해 생을 마감한 이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열흘간의 폭우로 사망한 46명의 시민들과 침수로 인해 폐사한 수십만의 농장 동물 역시 함께 기억하며 추모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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