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신

(기고) 거룩하고 아름다운 유산

충남지방경찰청 장비관리계장 장용익 경감

경인통신 | 기사입력 2015/06/26 [17:17]

(기고) 거룩하고 아름다운 유산

충남지방경찰청 장비관리계장 장용익 경감
경인통신 | 입력 : 2015/06/26 [17:17]
어려서 우리 집 아침식사에 콩나물국이 나오면 아버지는 언짢아 하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란 중에 설익은 콩나물국을 많이 드셨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군복무중 6. 25사변으로 전역이 연기돼 5년간 장기복무를 하셨다. 목숨을 건 전투에서 모진고생을 하시며 무공을 세우시고 이등중사로 전역하셨다.
아버지는 부모님으로부터 아무런 물질적인 유산을 물려받지 못하시고 미관말직의 지방 공무원으로 우리 6남매를 키우셨다.
검소한 생활로 잘 입지도, 드시지도 못하고 어렵게 자식들을 가르치시던 아버지는 6년간 병상에서 뇌졸중으로 고생하시다 환갑의 연세에 돌아가셨다. 생전에 말씀 하시던 참전무공훈장도 돌아가신 뒤에 나와 안타까움은 더 했다.
어머니 또한 6년 동안 아버지 간병에 중병을 얻어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다.
우리 6남매는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나가신 부모님을 존경하며 그리움에 기일이면 모두 모여 추억을 떠올려 보곤 한다.
부모님 덕분에 우리 6남매는 모두 고등교육을 받고 각자 성실하게 제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장자인 나는 두 분의 희생으로 재산을 물려받았고 영광스럽게 국가유공자 유족이 됐으며 6남매는 나의 삶에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유산이다.
살아갈수록 값진 유산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뿐이다.
부모님은 지금보다 몇 배 더 어렵고 힘든 시절에도 자신들을 희생하며 우리 6남매를 키우셨지만 나는 더 좋은 세상에서 내 짧은 생각만으로 남매만 낳았으니 자식의 입장에서 죄송한 마음뿐이다.
죽어서도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높은 양육비 부담과 결혼기피, 개인주의 확산으로 출산율이 평균 1.5명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출산 장려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런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초 저출산’나라가 된지 오래다.
국회 입법조사처 연구결과 지금 같은 저 출산이 계속되면 70년 후 인구가 절반으로 줄고 2750년 대한민국 인구는 소멸된다고 예측했다.
자식에게 무엇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행복할 수 있을까?
부모님처럼 내 자식들에게도 거룩하고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줘야 하는데 이제 와서 애를 더 낳을 수 없으니 아들에게 “아들아 염치없지만 너는 5남매 이상을 낳아라” 아버지와 어머니가 속죄하는 의미에서 손자 손녀를 열심히 키워 너는 자식들에게 5남매라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유산을 물려줄 수 있게 할 것이다.
할아버지가 목숨 걸고 지킨 나라!
너는 자식을 많이 낳아 지켜야 한다!
메르스에 묻혀버린 호국보훈의 달 6월,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추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무엇으로 진정한 애국을 할 것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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