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강남성심병원, 의료통역사 양성 프로그램 실시“다문화가정 출산 전후 여성, 병원진료 통역해 드립니다”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이주여성들이 어려움 없이 병원진료를 볼 수 있게 돕고 싶어요”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9년 된 웅티후잉레씨는 한국에서 임신하고 출산을 할 때까지 과정이 너무나 무서웠다고 한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말을 모르는 상황에서 첫째 아이를 가졌어요.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가면 말이 통하지 않아서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도 없었고 의사 선생님이나 간호사분들이 말씀하시는 내용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불안하고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난 24일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외래 회의실, 웅티후잉레씨를 포함해 우리나라 사람과 외모가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10명의 여성이 강의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중국어, 베트남어, 몽골어권 국가의 결혼이주여성들로 한국어가 가능하고 출산경험이 있다. 또 임신부터 출산까지 한국에서 병원을 이용하는데 언어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병원장 이열)은 결혼이주여성이 임신부터 출산 이후까지 병원을 이용하는 데 있어 언어로 인한 어려움이 없도록 의사소통에 도움을 주는 의료통역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출산 전후 돌봄을 위한 의료통역사(벤토;Vento)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열 병원장은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은 전국에서 다문화가정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찾는 병원인데 통역지원 인력 부족으로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있었다”며 “이러한 분들께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함께 이번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고 의료통역사 양성으로 병원을 찾는 다문화가정 환자분들이 병원을 좀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의료통역사 양성 프로그램 과정에 참여한 결혼이주여성은 중국 5명, 베트남 4명, 몽골 1명 등 모두 10명이다. 5년 전 베트남에서 한국에 와서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하모씨. 처음 한국에 와서 낯선 환경과 언어의 장벽 때문에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 산부인과에 가는 것이 불안하고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둘째 임신 중에 갑자기 남편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믿고 의지했던 남편의 부재로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둘째를 출산 후 두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닐 때 불안했던 기억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이 있다면 돕고 싶은 마음에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중국에서 한국에 온 지 12년 된 장모씨는 이미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통번역 업무를 1년 동안 해왔다. 그러던 중 위중한 병에 걸려 병원에 가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를 여러 차례 만났고 그분들과 병원에 동행해 도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분들이 수술을 잘 받고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고 이번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 언어적인 문제만 해결한다고 해서 병원이용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결혼이주여성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임산부에 대한 의학적 지식도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사흘 동안 병원에 대한 이해와 병원 이용실습, 진료과 소개, 의무기록과 의학용어, 임신과 출산 여성의 심리적․정서적 특성, 신생아 관리, 임신주기별 변화와 주의사항, 한국에 흔한 질병, 벤토의 역할과 소양에 관한 깊이 있는 교육을 받는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벤토들은 병원을 찾는 출산 전후 결혼이주여성의 진료 동행통역과 각종 강좌와 교육 통역, 예방접종과 검진 시 통역을 지원하게 된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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