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 유해발굴, 경기도가 직접 추진하겠다”“선감학원은 명백한 국가폭력...정부가 손 놓은 책임, 경기도가 시작하겠다”
[경인통신=이영애 기자] 경기도가 오는 3월부터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을 추진한다.
선감학원 사건은 국가정책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지난 1942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700여 명의 소년들에게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올해 유해발굴을 위해 총사업비 9억 원의 예산을 예비비로 긴급 편성했으며, 오는 3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발굴, 조사, 감식, 봉안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발굴 대상지역은 안산시 선감동 산37-1번지 총면적 2400㎡의 묘역으로, 약 114기의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는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 발굴을 직접 추진한다”며 “정부가 손 놓은 책임, 경기도가 시작하겠다. ‘선감학원’은 명백한 국가폭력”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어 “가해자인 국가가 책임을 인정해야 마땅하나 정부는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에도 그 책임을 방기했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경기도가 나선다”며 “경기도는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상처 치유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 내리고,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와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를 대상으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발굴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당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선감학원의 핵심적인 주체인 국가가 유해발굴 등 진실규명을 주도하고 경기도는 협조하는 역할임을 분명히 했으나 행정안전부 주관 유해발굴 사업 예산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등 국가 주도의 유해발굴이 어렵게 됐고, 경기도가 유해발굴 직접 추진을 전격 결정했다.
앞서 과거사위는 2022년 9월과 2023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묘역의 일부 분묘를 시굴해 희생자 유해로 추정되는 치아 278점과 고리, 단추 등 유품 33점을 발굴한 바 있다.
마순흥 인권담당관은 “40년 이상 장기간 묘역 방치로 인한 유해멸실 우려 등 신속한 발굴이 절실하다”면서 “이번 발굴을 통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올해 선감학원 사건 피해지원 대책으로 피해자지원금과 의료지원을 포함해 선감학원 옛터 보존․활용 연구, 추모비 설치, 추모문화제 지원, 희생자 유해발굴 등에 예비비를 포함해 모두 22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 인권담당관(031-8008-4755)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경인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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